[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화웨이가 차세대 7나노급 5G 모뎀칩 통합 AP '기린 990 5G'를 이달 출시되는 자사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30에 적용한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5G 통신장비 업체로 글로벌 2위 스마트폰 메이커이기도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겪은 당사자다. 통신장비와 5G 통합 AP, 모바일 기기에 이르는 5G 생태계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는 현지시간 6일 독일 베를린 IFA 2019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린 990 5G는 모뎀칩과 인공신경망(NPU)을 함께 탑재한 세계 최초, 가장 강력한 5G SoC(시스템 온 칩)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세계적으로 5G 통신칩 개발사는 퀄컴, 삼성전자, 화웨이 정도다. 리처드 유 CEO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 엑시노스와 비교하며 자사 AP가 데이터 처리 및 전송 속도, 전력효율, 그래픽 성능 등 모바일 AP로서 "모든 측면에 경쟁사 대비 10~30%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구현에서 NPU칩을 자체 탑재했다는 점도 유 CEO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온라인 쇼핑, 동영상 촬영, 교육·아트·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헬스케어 등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의 AI 서비스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유 CEO는 "퀄컴과 삼성전자는 4G SoC와 5G 모뎀을 함께 쓴다"며 "삼성전자가 며칠 전 5G 통합칩을 발표했지만 언제 스마트폰에 적용될지 모른다. 우리는 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5G 모뎀칩과 모바일 AP를 통합한 엑시노스 980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탑재 전 테스트 단꼐로 양산은 올해 중 이뤄질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퀄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유 CEO는 "2년 전 AI NPU칩을 내장한 '기린 970'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며 "기린 970이 모바일 AI 1.0 버전이라면 기린 990이 모바일 AI 2.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린 990 5G는 오는 19일 독일 뮌헨에서 공개 예정인 화웨이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30에 적용된다. 이날 유 CEO의 기조연설은 IT·가전 업계의 트렌드,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통상적 기조연설과 달리 공격적 세일즈에 가까웠다.
지난 5월 미국 정부는 2천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새로 부과하기로 발표하면서 화웨이를 자국 기업의 거래금지 대상 기업으로 못박았다. 현재까지 화웨이를 포함한 100여개 계열사들이 미 정부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은 연말까지 이같은 제재의 유예기간을 설정해둔 상황이지만 그대로 적용될 경우 화웨이 제품군에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하드웨어 부품업체들의 공급은 물론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 핵심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OS 지원도 어려워진다.
한편 리처드 유 CEO는 지난해와 2017년에도 IFA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의 경우 오프닝 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1천900여개 전체 참가업체 중 절반가량으로 해마다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IT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업체들의 대유럽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었다"며 "그만큼 중국 업체들 입장에선 올해 IFA가 연초 CES보다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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