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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끄러운 넥슨 …다양성 잃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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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쇄신 중…다양성 가치 남겨야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넥슨이 2016년부터 내세운 핵심 가치는 '다양성(Diversity)'이다. 돈 되는 모바일 게임에만 올인하지 않고 여러 플랫폼과 장르의 게임을 개발해 내놓겠다는 취지다. 실제 넥슨은 기존 흥행 공식에 얽메이지 않는 게임들을 선보여 왔고 다양성은 넥슨을 보여주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랬던 넥슨의 다양성이 흔들리고 있다. 올 초부터 본격화된 김정주 창업주의 지분 매각 불발 이후 조직 개편 작업이 시작되면서다. 이원화됐던 PC와 모바일 사업본부를 단일화하는 사업 조직 통합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내부에서 진행하던 개발 프로젝트들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다양성의 가치 하에 추진되던 신작들이 속속 접히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의 사의 소식에 넥슨이 수 년간 지속해온 가치는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했다는 판단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박 GCOO는 2016년 넥슨코리아 대표 재임 당시 신년사를 통해 다양성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넥슨의 이러한 '가지치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시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임은 이제 예전만큼 시도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게임산업의 무게추가 이동하면서 게임사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과 맞닥뜨렸다. 이 와중에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내놓는 전략이 대세로 자리매김했고 게임사들은 성공 공식을 일괄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무에서 비롯된 신규 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M', '◇◇◇모바일'이 흔해진 것도 이러한 시장 영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넥슨 역시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들을 출시해 왔다. 동시에 게임성에 초점을 맞춘 신선한 게임들도 다수 선보였다. 돌이켜보면 업계 1위이자 '맏형'인 넥슨이기에 할 수 있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급진적 체질 개선을 시도 중인 넥슨에게 바라는 것은 이러한 다양성의 가치를 완전히 저버리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다. 넥슨마저 판에 박힌 게임들만 내놓는다면 시장의 피로감이 커지고 창의력 넘치는 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흥행 공식에만 치우칠 경우 누구도 생각치 못한 재미를 담은 혁신적인 게임이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기 마련이다. 국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은 '오토체스' 등은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해 성공한 사례들로 꼽힌다. 넥슨의 다양성이 이대로 종말을 맞지 않기를 기대하며 '넥슨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심하는 시기이길 바랄 뿐이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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