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온라인 채널의 습격 속 대형마트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은 '명품'을 방패 삼아 비교적 안정적 실적을 냈다. 백화점 업계는 명품 매장 리뉴얼, 해외 유명 브랜드 발굴에 적극 나서며 '명품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 7천642억 원, 영업이익 740억 원을 공시했다. 전점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0.4% 늘었다. 해외패션과 생활가전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했으며,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늘었다.
부동산세(58억 원), 광고판촉비(40억 원)가 늘어 판관비는 소폭 증가했지만 해외에서 발생하던 적자가 153억 원 줄어 영업이익 늘리기에 성공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점 철수의 영향을 받아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매출 3천674억 원, 영업이익 32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2%, 영업이익은 328억 원 줄었다. 다만 기존점은 5.7% 신장세를 보였고, 명품·가전·남성·스포츠 등 부문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 센텀 등 대형 점포의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대구신세계 흑자를 이어가는 등 2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인천점 폐점, SSG닷컴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일 2분기 총매출액 1조4천2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의 매출 신장을 공시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어든 699억 원에 그쳤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재산세 증가와 종부세 증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지난해 김포, 천호, 킨텍스 등 일부 점포 증축 및 리뉴얼로 감가상각비도 영업이익 악화에 한 몫 했다.
업계는 불황과 온라인 채널 성장 속에서도 명품 매출 신장을 통해 준수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해외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4% 늘었으며, 현대백화점은 28.8%, 신세계백화점은 30% 대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업계는 하반기 명품 매장 리뉴얼 등의 조치를 통한 명품 카테고리 키우기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 불가리 매장을 65평 규모로 리뉴얼했다. 세계적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이 작업을 총괄했으며, 쇼메와 티파니 등 신규 브랜드 매장도 10월과 11월 연달아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와 함께 결혼 예물 고객을 타겟으로 한 시계·보석 브랜드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하반기 에르메스·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특히 연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압구정본점 '에르메스' 매장은 국내 8개 매장 중 최초의 복층 형태를 적용해 영업면적이 2배 이상 커지게 된다.
또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이달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신규 매장을 선보이고, 9월 버버리와 페라가모 매장을 리뉴얼하는 등 명품 라인업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넓은 명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리뉴얼보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아시아 국가 최초로 강남점 5개 층에서 루이비통 가방, 의류, 주얼리 등 전 장르 상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강남점 1층에 자리한 '더 스테이지'를 통해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로저비비에, 샤넬, 디올 등을 차례로 소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타 채널 대비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는 품목이 명품"이라며 "리뉴얼 및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의 조치를 통해 명품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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