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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밀린 '카탈로그', 홈쇼핑 시장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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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취급고 1% 미만으로 추락…중년 고객층도 모바일로 몰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 때 시장 규모 1조 원이 넘어 국내 통신판매 대표 업태로 불리던 '카탈로그(DM) 쇼핑'이 PC·모바일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특정 소비자와 정기적으로 접촉할 수 있어 근거리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사별 취급액이 100억 원대로 뚝 떨어진 데다 수익성도 저하돼 사업을 접는 곳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다.

9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1년 7천700억 원 규모였던 카탈로그 쇼핑 시장은 2013년 8천200억 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2014년 6천500억 원, 2015년 5천80억 원, 2016년 4천230억 원, 2017년 3천580억 원, 지난해 3천80억 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급속히 축소됐다. 발행 부수도 2011년 9천440만 부에서 2017년에는 4천50만 부로 6년만에 반토막났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7년 우체국에서 카탈로그 쇼핑을 처음 실시했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 TV홈쇼핑사와 두산오토, 코리아홈쇼핑 등 카탈로그 쇼핑 전문 업체들이 주도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한솔, 대우, SK 등 대기업까지 뛰어든 덕분에 2002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1천150억 원까지 커졌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우편요금 인상,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2004년에는 5천500억 원으로 절반 가량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은 군소 카탈로그 제작 업체들이 퇴출됐다"며 "시장이 TV 홈쇼핑 위주로 재편돼 2012년까지 서서히 확대됐지만, 결국 온라인·모바일 유통채널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사양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탈로그 쇼핑은 개인정보 강화 흐름에 따른 고객 데이터베이스 보안 문제, 모바일 쇼핑 확산 등의 문제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업체들이 수익성이 떨어진 카탈로그 사업을 외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NS홈쇼핑 8월 카탈로그 표지 [사진=NS홈쇼핑]
NS홈쇼핑 8월 카탈로그 표지 [사진=NS홈쇼핑]

시장 상황이 이렇자 그나마 사업을 유지하던 홈쇼핑 업체들도 최근 카탈로그 발행 서비스를 연이어 중단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결단을 내린 곳은 현대홈쇼핑으로, 지난해 카탈로그 서비스를 중단했다. 작년 현대홈쇼핑 카탈로그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0%에 불과해 TV홈쇼핑(14.9%), 인터넷쇼핑(12.5%)의 수익성을 크게 밑돌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카탈로그 사업 부문 평균 매출감소율은 26.7%에 달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도 지난달부터 카탈로그 발행 서비스를 중단했다. 올 상반기까지 매달 수십만부의 카탈로그를 발행했지만, 온라인·모바일로 고객층이 이동하면서 사업 효율이 크게 떨어져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올 초까지도 50대 이상이 카탈로그 쇼핑을 선호한다고 보고 타깃층이 선호하는 패션과 식품, 이미용 상품을 위주로 콘텐츠를 재구성하는 등 효율성 높이기에 안간힘을 썼다. 책자 크기를 줄이고, 다양한 형태의 카탈로그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GS홈쇼핑의 경우 지난 1분기 카탈로그 취급액은 133억 원으로, 전체 분기 취급액 가운데 1.2%에 불과했다. CJ오쇼핑의 경우 올해 2분기 카탈로그 취급액은 90억 원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분기 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8%에 그쳤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카탈로그 쇼핑은 몇 년간 사양산업으로 지목되며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올해 6월 카탈로그 발행을 마지막으로 관련 사업을 중단한 대신, 온라인·TV 쪽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수익을 이끌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빅3 업체가 카탈로그 사업에서 손을 떼자, 4위인 롯데홈쇼핑도 관련 서비스 중단 검토에 들어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03년 한 차례 카탈로그 발행을 중단했다가 중·장년층 요청에 따라 2008년부터 카탈로그를 볼거리 중심 책자 형태로 재발행한 상태다.

그러나 전체 취급고 중에서 카탈로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0.6%, 올해 0.5%로 떨어진 데다, 권당 2천 원 가량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어 수익성 측면에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과거 발행부수는 월 최다 120만 부였으나, 지금은 월평균 55만 부 수준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카탈로그는 매출을 올리기 보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카탈로그 발행 중단과 관련해 현재 관련 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탈로그 쇼핑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NS홈쇼핑은 서비스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NS홈쇼핑 카탈로그는 경쟁사 운영 중단에 따른 전체 카탈로그 시장이 감소됨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0.9% 소폭 신장했다. 다만 T-커머스, V-커머스 등 신규 채널 플랫폼의 약진으로 회사 전체에서 카탈로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0%에서 올해 8.9%로 떨어졌다.

NS홈쇼핑 관계자는 "NS의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아 카탈로그에 익숙한 편"이라며 "충성 고객에 대한 관리적 요소로써 TV와 인터넷몰,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지속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그동안 50~60대 고객층을 위해 카탈로그 서비스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이들도 모바일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카탈로그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사라졌다"며 "각 업체들이 카탈로그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시장 상황에 맞춰 모바일, T커머스 등 새로운 수익모델 육성에 더욱 집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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