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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담합행위 단골로 적발되는 일본 부품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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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래로 적발된 일본 자동차부품 제조사 10곳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담합행위를 한 일본 자동차부품 제조사 4곳을 적발해 제재 조치를 한 가운데, 지난 2013년 이래로 공정위가 적발한 자동차부품 관련 국제카르텔에서 일본 업체가 단골로 적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공정위가 적발한 자동차부품 관련 국제카르텔 처리 실적은 12건이다. 담합행위가 적발된 국가는 독일, 미국, 일본, 한국 등 4개국인데 일본 업체는 빠짐없이 담합에 연루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일 국내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얼터네이터와 점화코일 등 자동차부품 판매 과정에서 담합행위를 한 일본 자동차부품 제조사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코퍼레이션 ▲다이아몬드전기 등 4곳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92억 원을 부과했다. 또 2개 사에 대해 고발조치한 바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담합행위로 공정위에 적발된 일본 자동차부품 제조사는 ▲덴소코퍼레이션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 ▲제이텍트 ▲미쓰비시전기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정공 ▲한국엔에스케이 ▲NGK ▲현담산업 등 모두 10곳이다.

덴소코퍼레이션과 자회사인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는 미터(자동차계량장치)와 와이퍼(와이퍼시스템)에 대해 독일계 회사와 낙찰예정자를 합의하고 실행한 담합행위로 2013년 적발됐다. '쏘나타', '아반떼', '그랜져', '카니발' 등 21개 차종 미터 입찰과 '아반떼', '프라이드', '쏘나타 왜건형' 등 6개 와이퍼 입찰 건에 영향을 미쳐 현대·기아자동차가 피해를 봤다.

덴소코퍼레이션은 미쓰비시전기와도 미국 GM이 발주한 자동차 스타터 모터 입찰에서 담합행위를 한 것이 2016년 적발됐다. 사전 제품 모델별로 낙찰 예정자를 정하고 상호 투찰 가격 확인을 통해 들러리 사업자가 낙찰 예정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출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에 따라 한국지엠 '스파크' 등 경차와 '올란도' 등 중형차량 등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덴소코퍼레이션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스크롤 컴프레서 구매 입찰 과정에서도 담합해 한국지엠의 '스카프', '아베오'에 영향을 미친 것이 2016년 적발됐다. 덴소코퍼레이션은 미국 GM이 진행한 자동차 배기가스 산소센서 글로벌 입찰에서 NGK와 한 담합행위로 2017년에도 적발된 바 있다. NGK도 점화플러그 등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일본 회사다.

같은 해 또 덴소코퍼레이션과 자회사인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는 현담산업과 국내 완성차업체에 연료펌프를 공급하면서 낙찰 예정자를 합의하는 식으로 담합행위를 한 것이 적발됐다. 현담산업은 국내 소재 사업자이지만 당시 일본 아이산 지분이 약 95%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는 자동차가변밸브타이밍(VVT) 입찰에서도 미국계 회사와 시장 분할과 낙찰 예정자 등을 합의한 것이 적발됐다.

제이텍트는 자동차용 더블테이퍼롤러베어링 제품 가격을 독일계 회사와 공동으로 결정함으로써 담합행위를 해 국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등에 피해를 줘 2015년 적발됐다. 이어 제이텍트는 일본정공과 '싼타페', '투싼' 등 국내 SUV용 베어링 납품 가격 담합으로 2017년에도 적발된 바 있다.

제이텍트는 베어링 등 자동차부품을 제조·수출하는 일본 회사다. 일본정공은 베어링, 정밀기계 등을 제조·수출하는 일본 회사로 세계 3대 베어링 메이커 가운데 하나다.

또 같은 해 제이텍트, 일본정공, 한국엔에스케이, 독일계 회사 등 베어링 제조업체 4곳이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에 납품하는 각자의 베어링 시장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것이 적발됐다. 당시 한국엔에스케이도 일본정공이 100% 지분을 보유한 국내 자회사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자동차부품 관련 국제카르텔.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자동차부품 관련 국제카르텔.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적발된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위는 그간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이라는 것이 사업자들 간에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적발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며 "과징금 산정의 경우 법과 시행령에 따라 기본적으로 담합 관련 매출액을 기초로 10% 이내에서 부과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발된 일본 부품 업체가 많은 것은 한국에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사업자 가운데 일본 부품 업체가 상당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업체에 연료펌프를 가장 많이 공급한 업체는 2015년 기준 아이산의 국내 자회사인 현담이 56%, 덴소코리아가 42%였다. 국내 VVT 시장의 경우 2012년 기준 덴소코리아가 82.3%를 차지해 1위다.

베어링은 세계 시장에서 에스케이에프(스웨덴), 셰플러(독일), 일본정공(일본), 엔티엔(일본계), 제이텍트(일본), 후지코시(일본) 등 6개 사가 전체 수요의 70%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완성차에 사용되는 고품질 베어링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도 "한국 완성차 업체의 일본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한국 부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일본 부품이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것들이 많다보니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덴소 같은 글로벌 부품사의 경우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고 진행하다보니 무리수가 된 게 일종의 담합"이라고 설명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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