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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5G시대] LGU+, 'VR·AR'로 승부수 "새판짠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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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역 귀신' 호랑과 협업…VR웹툰, 5G 新장르 개척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때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인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PC에서 모바일로, 또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바뀌면서 소니나 MS, 인텔, 노키아 등은 새로운 1위에 맹주 자리를 내줬다.

4차산업혁명을 이끌 5세대 통신(5G)시대를 맞아 LG유플러스도 이 같은 새판 짜기를 꾀하고 있다.

5G의 초고속과 초저지연, 초연결 특성으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초기 5G 시장 선점의 관건은 역시 차별화 된 서비스. 5G와 만나 본격적인 꽃을 피우게 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분야가 전략지로 떠오르면서 LG유플러스도 이 곳에 승부수를 던졌다.

◆ 실감형 미디어 시장을 선점하라...격전지가 된 VR·AR

VR과 AR 콘텐츠는 5G 대표 킬러 서비스로 꼽힌다. 기존 4G 때도 일부 가능했으나 속도 및 처리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5G의 더 넓어진 대역폭에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빠른 속도, 초저지연 특성과 만나 비로소 때가 열린 셈이다.

VR의 경우 일체형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착탈식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VR)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대중화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 이동통신 3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세계 VR시장 규모가 2018년 36억 달러(한화 약 4조원)에서 2022년에는 163억달러(한화 약 1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HMD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VR시장은 2018년 5억달러(한화 약 6천억원)에서 2022년에는 82억 달러(한화 약 9조5천억원)로 약16배나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트랜드포스는 2020년 VR관련 시장규모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포함 총 700억 달러(한화 약 8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실감형 미디어 시장 규모는 아직 5조2천억원 수준에 그친다. 갈길도 멀 지만 초기 시장인 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뜻도 된다.

LG유플러스는 5G 미디어 서비스에 VR과 AR을 접목, 시장 규모를 적극 확대하고 이의 선점을 통해 '5G 1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5G 6대 서비스를 통해 가상현실(VR)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LGU+]
LG유플러스는 5G 6대 서비스를 통해 가상현실(VR)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LGU+]

◆구글 등과 전방위 협력, 전용 콘텐츠 등 독점 계약

실제로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에 맞춰 6대 핵심 서비스로 U+VR과 U+AR,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라이브, 게임을 발표했다. 전용 플랫폼인 U+VR뿐만 아니라 6대 서비스 모두가 VR과 관련 된 게 특징.

이미 'U+VR' 상용화 시점에 약 400여편의 전용 콘텐츠를 구비했고, 연내 이를 1천500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 및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방위 협력 등 외부 혁신 수혈에도 적극적이다.

오랜 밀월 관계의 구글과는 VR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에도 손잡았다. 공동 펀드 조성에도 나선 상태. 또 VR 제작 기술을 보유한 '벤타VR'에 직접 투자, VR 콘텐츠 100여편을 확보했다. 이들 콘텐츠는 U+VR을 통해 독점 공급된다.

아울러 글로벌 VR 영상 앱 플랫폼인 미국 어메이즈VR에 투자하는 한편, 타임슬라이스 솔루션을 보유한 미국 4D리플레이와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VR게임을 위해서는 카카오VX, 롯데월드와도 손잡았다.

특히 최근 VR 관련 스포츠와 아이돌 중심의 K콘텐츠 등에 경쟁이 집중되면서 이와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 및 확보에도 공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준비한 히든 카드는 VR환경에 최적화된 웹툰이다. VR환경에 맞게 새롭게 전환된 콘텐츠로 가능성에 주목한 것. 이를 위해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으로 유명한 웹툰작가 호랑(본명 최종호)과 독점계약에 성공했다.

◆ 국내 첫 'VR웹툰'으로 5G 차별화·상생 다 잡는다

VR웹툰은 새로운 장르의 5G 콘테츠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지만 이를 위한 웹툰 IP(지적재산권)의 원활한 공급, VR 전환 최적화 기술 확보 등 해결 과제도 적잖았다.

LG유플러스와 스튜디오 호랑의 만남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LG유플러스가 VR웹툰으로 구현한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 공간 [사진=LGU+]
LG유플러스가 VR웹툰으로 구현한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 공간 [사진=LGU+]

스튜디오 호랑의 수장이자 웹툰작가인 최종호 대표는 2004년부터 개발자로 일해오다 2007년 다음 만화속세상 웹툰 '천년동화'를 통해 데뷔했다. 2009년 네이버 웹툰 '구름의 노래' 연재에 이어 2011년 2D 웹툰에 인터랙티브 효과를 접목, 실감나는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으로 독자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디자인 및 게임회사 3D 모델러와 프로그래머 등 개발자 출신의 그는 이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VR 가능성에 주목, 2017년 네이버 지원을 받아 2017년 '스튜디오 호랑'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VR 만화 제작툴 '스피어툰 메이커' 자체 개발에 성공, VR웹툰 서비스 플랫폼 '스피어툰' 서비스도 선보였다.

네이버 웹툰의 콘텐츠 IP 수급과 VR웹툰 제작 기술 등을 보유한 스튜디오 호랑과 손 잡기위해 이통3사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LG유플러스가 VR웹툰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협력을 제안해왔다"며 "초기 VR시장을 제대로 활성화 해 보려는 우리 목적에 부합했다"고 LG유플러스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독점 계약을 통해 한국의 VR 웹툰이 한단계 더 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스튜디오 호랑과의 독점 계약을 통해 업계 최초로 국내 3D VR웹툰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U+ 3D VR 웹툰 457편 제작에도 나선다. 특히 웹툰 뷰어 솔루션을 독점 제공하기 때문에 가입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도, 가입자 유인 요소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VR 환경 극장 수준의 경쟁사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네이버는 물론 VR관련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통한 상생 및 콘텐츠 생태계 확대 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번 협력에 의미를 더했다.

[인터뷰] 최종호 스튜디오 호랑 대표 "웹툰VR 초기, '만화 문법' 지키고 싶었다"

최종호 스튜디오 호랑 대표가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한 계기다. 웹툰 VR 시장이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면 고객의 외면을 받아 그대로 사장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최 대표의 창업은 우연과 필연이 겹친 결과다.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웹툰 작품 IP'를 다양한 사업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캐릭터와 게임,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 대표에게는 좀 더 특별한 제안이 제시됐다. 다른 작가와 다르게 개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웹툰 툴 제작을 요청한 것. 최 대표 역시 처음부터 VR웹툰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제안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웹툰 플랫폼 운영기업이 아닌 관련 없는 기업들에서 정부 지원사업금을 따내려는 제안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최 대표가 직접 찾아간 곳 중에는 웹툰에 대한 이해 없이 개발자 몇을 섭외해 VR웹툰 제작을 선언한 곳도 있었다. 심지어 360도 파노라마 뷰어를 가져와 360도 가이드에 맞춰서 웹툰을 그려 VR로 만들겠다는 현실성 없는 계획까지 있었다.

파노라마 뷰어 기반으로 360도 가이드에 맞춰 그리면 이러한 컷을 제작해야 한다. 사진은 옥수역 귀신의 한 장면 [사진=스튜디오 호랑]
파노라마 뷰어 기반으로 360도 가이드에 맞춰 그리면 이러한 컷을 제작해야 한다. 사진은 옥수역 귀신의 한 장면 [사진=스튜디오 호랑]

최 대표는 "VR웹툰 초창기에 이런 업체들이 VR웹툰이라 발표하는 순간, 독자들은 이게 뭐냐는 반응을 보이기 십상이고, 결국 시장 자체가 시작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며, "이 후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으로 VR웹툰 솔루션 제작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VR웹툰 플랫폼을 개발하며 중점을 뒀던 부분은 웹툰이 가진 특성, 즉 만화 문법을 살리면서도 VR로 옮겨갈 수 있는 방법이었다.

최 대표는 "웹툰은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콘텐츠 소비 속도가 다르다"며, "컷마다 감상을 오래하고 싶으면 오래하고, 빨리 넘기고 싶으면 빨리 넘길 수도 있어 독자들 자신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VR 환경에서는 독자의 감상 방향이 웹툰과 달리 어느 한 방향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독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한다"며, "다른 측면에서는 작가들도 최대한 힘 들이지 않고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VR에 최적화된 웹툰을, 작가에게는 손쉬운 VR 전환을 돕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로 나온게 '스피어툰 메어커'다. 최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VR웹툰 플랫폼 '스피어툰'을 지난 2017년 상용화했다.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작가가 좀 더 쉽게 VR 전환이 가능하도록 누구에게나 익숙한 MS의 파워 포인트나 어도비 플래시 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벤치마킹했다. 유니티로 제작해 빠른 시제품(프로토타입) 제작이 가능케 하고 VR 디바이스와의 궁합도 높였다.

다양한 포맷의 360도 이미지도 지원한다. 스피어툰 배경 포맷으로 바로 보낼 수 있는 플러그인은 물론, 원클릭으로 가이드에 따라 웹툰을 VR에 최적화된 컷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변형된 오브젝트 반영, 인터렉티브 효과 구현, 3D 사운드 구현 역시 몇번의 클릭만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스피어툰 메이커는 작가 친화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시켰다 [사진=스튜디오 호랑]
스피어툰 메이커는 작가 친화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시켰다 [사진=스튜디오 호랑]

스피어툰 메이커로 전환한 VR웹툰은 전용 포맷인 'STS'로 저장되고, 이 파일은 최 대표가 제작한 전용 뷰어에서만 열어볼 수 있다. 즉, 독점 계약기간동안 LG유플러스에서만 VR웹툰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혼자서는 VR웹툰 시장 도전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스타트업 창업을 도운 네이버와 생태계 확산을 지원한 LG유플러스의 역할을 강조한 것.

또 네이버는 웹툰 IP를 활용하고, LG유플러스는 VR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을뿐 아니라 이 둘을 함께 스타트업을 육성해 내놓은 성과라는 점에서 모두의 '윈-윈 사례'로 평가했다.

최 대표는 "LG유플러스가 네이버로부터 웹툰 IP 사용권을 가져와주고 VR 전환 제작비 등을 지원해줘 콘텐츠 수급량을 좀 더 탄탄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향후 최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VR로 전환하는 한편, VR 콘텐츠를 더 늘러 스피어툰 생태계 확대도 꾀할 계획이다. 웹툰 차기작도 준비중이다.

최 대표는 "국내서 각각 분리돼 있는 VR웹툰 플랫폼을 하나로 모으고 콘텐츠 및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게 목표"라며, "하지만 거창한 목표보다 당장은 회사 운영하며 직원 월급을 잘 주는 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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