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인터넷 대표 기업인 다음과 NHN이 나란히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두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두 '맞수 기업' 사이에서는 자존심 싸움이기도 해 더 주목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문화에 관한 한 한국이 일본에 한 수 위의 입장에 있었고, 최근 일본이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무서운 속도로 키우고 있는 현실 때문에 두 기업의 행보에 더 눈길이 끌린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0년에 처음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뒤 사업성을 저울질하다, 최근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인 '카페스타'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이다.
NHN은 한게임재팬과 일본네이버로 진출했다가, 한게임이 비교적 성공을 거두자, 2003년 10월 한게임재팬과 네이버재팬을 NHN재팬으로 통합해 게임 중심의 사업을 벌이다, 최근 블로그 시장까지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두 기업 모두 '탐색전'을 끝내고 본격적인 일본 정복에 나선 것이다.
◆일본 진출 전략에 차이는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의 경우 같은 인터넷 포털 기업으로 함께 분류돼 있지만, 두 회사의 일본 시장 진입 접근방식엔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다는 게 이들의 일본행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다음은 '카페'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중앙에 놓고 사업을 펼쳐왔던 것과 달리, NHN은 '검색'에서 출발해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로 크게 성장했던 것처럼 일본 진출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
다시 말해 다음은 '카페', NHN은 '게임'이라는 대표 상품으로 회원을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검색, 쇼핑, 뉴스 등 갖가지 서비스를 생성, 나름대로 고유의 강점을 지켜나가는 식이다. 양사 모두 사용자를 유인해 동서남북으로 공격하는 '학익진(鶴翼陳) 전법'과 비슷하지만, 초기 시장 진입에 어떤 상품을 '대표 선수'로 내세우느냐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카페'로 간다"...다음
다음의 일본 진출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다음 재팬을 설립한 이후 시장 조사에만 몰두해왔다. 그러다 올 3월 2억엔을 추가 투자하면서 다음인터랙티브로 법인을 전환한 뒤 '카페스타' 인수를 추진해 왔다.
'카페스타'는 지난 2월 기준으로 회원수 100만명에 월간 이용자수는 63만5천명, 월간 페이지뷰는 약 46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또 국내 포털들과 비슷하게 아바타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대주주는 도쿄전력의 계열사인 파워도콤이라는 회사이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사람 형상의 아바타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인기가 시들해진데다, 'YUBITOMA.or.jp'이나 동물 캐릭터를 아바타로 사용하는 '포스트펜' 등 200만명에서 500만명을 거느린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카페스타'의 순위가 밀린다는 뜻이다.
특히 카페스타는 국내 웹에이전시인 이모션이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형 컨셉이 너무 강하다는 뜻이다. 그 점 때문에 '일본 커뮤니티 시장에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관계자는 "일본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가 국내 시장보다 4배 정도 크고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수년간 카페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감안하면 사업적 성공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기존의 현지 커뮤니티를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카페가 새롭게 수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본판 '다음카페'를 현지화에 맞게 재구축, 리뉴얼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게임에 블로그를 더한다"...NHN
NHN은 한게임재팬과 일본 네이버로 진출했지만 결국 검색과 커뮤니티보다는 한게임이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 2003년 10월 각각 독립법인으로 진출해 있던 한게임재팬과 네이버재팬을 통합, NHN재팬으로 개편했다.
이번에 일본 네이버의 블로그를 통한 커뮤니티 시장 진출도 일본 한게임이 지난 3년간 확보한 650만명의 회원과의 아이디 연동을 통해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고 블로그에서의 한게임 아바타 노출을 가능하게 하는 등 게임과 커뮤니티 서비스간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 시장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
일본 인터넷 시장 한 전문가는 "일본의 경우 인터넷상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인 반면 아바타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미 시장이 안정된 상태"라며 "이런 관점에서 다음보다는 NHN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러나, 다른 업계 전문가는 "다음이나 NHN이 주요 수익발생 사업이 다른 만큼 서로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특기를 초기 시장진입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양사의 전략 중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번 다음과 NHN의 사례가 향후 한국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첫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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