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조치가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초 하반기 D램 가격 반등이 기대됐지만, 그 시점도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3분기 D램 가격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당초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3월 말 보고서에서 D램 전체 평균가격이 3분기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날 최대 15%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D램익스체인지가 가격 낙폭을 더욱 크게 잡은 주요 원인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화웨이의 스마트폰·서버 제품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D램의 성수기 수요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앞서 화웨이는 ARM, 퀄컴 등 주요 업체들로부터 거래제한 조치를 받으며 AP 설계자산, 5G 모뎀칩 등 주요 부품 공급이 끊긴 바 있다. 이는 스마트폰·서버 출하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구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에 대한 지원도 중단되며 중국 외 지역에서의 스마트폰 판매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이 같은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대한 설비투자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당초 기대했던 서버 D램 수요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5월 D램 고정거래가격 관련 보고서에서도 화웨이에 대해 거론한 바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해당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2위 업체이고, 서버 제품 출하량은 4위"라며 "거래제한이 D램 가격의 변동성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같은 이유로 오는 4분기 D램 가격 하락폭도 당초 2~5%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반도체 업계는 '상저하고'론을 내세우며 하반기 D램 수요 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을 낙관했지만, 각종 악재로 시장 전망은 점차 어두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D램 가격은 빠질 대로 빠졌다. 지난달 D램(DDR4 8Gb 1Gx8 2133MHz PC향 범용제품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3.75달러로 전달 대비 6.25% 하락했는데, 지난해 12월 고정거래가격인 7.25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10% 넘게 급락했다가 5월 들어 하락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당초 기대처럼 하반기에 맞춰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많이 사그라진 상황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예측한 D램 가격의 반등 시점은 오는 2020년이다. 공급 제한과 올해 최저점 등을 감안한 수치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D램 가격의 분위기 반등 시점을 3분기에서 다소 늦춰 잡는 분위기다. 김경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가격의 하락폭이 본격적으로 완화돼 연착륙이 시작되는 시점은 3분기가 아닌 4분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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