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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유일 치킨 교육기관 '치킨대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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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구·홍보 3개 기능 수행…"프로 사업가 양성교육 힘쓸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치대'라면 '치과대학'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또 하나의 '치대'가 있다. 치킨에 문외한인 사람을 2주 간의 강도 높은 양성교육을 통해 한 명의 어엿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가로 성장시키는 제너시스bbq의 '치킨대학'이 또 다른 '치대'다.

국내외 예외 없이 bbq 패밀리(가맹점주)가 되려면 반드시 '치킨대학'에서 2주 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곧 교육사업이다"라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서 시작된 제너시스bbq만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윤 회장은 지난 1995년 서울 구의동 진달래 빌딩의 2개 층을 빌려 제너시스bbq를 창업한 직후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업 자금 5억 원 중 절반 가량을 교육에 투자했다.

교육에 대한 열성적인 투자는 5년 후 경기도 광주에 '치킨대학'을 여는 것으로 이어졌고, 2003년 8만 평에 달하는 이천 부지에 4층 규모의 '충성관'과 5층 규모의 '혁신관', 수영장과 운동장 등 편의시설까지 갖춘 어엿한 교육 시설로 탄생하는 결실을 맺었다.

현재 '치킨대학'은 제너시스bbq의 패밀리 교육, 레시피 개발, '치킨캠프'를 비롯한 다양한 민간 홍보·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전사적 중요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천 설봉산자락에 자리한 치킨대학 전경. [사진=제너시스bbq]
이천 설봉산자락에 자리한 치킨대학 전경. [사진=제너시스bbq]

지난 25일 오후 '치킨캠프' 참석을 위해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치킨대학'을 찾았다. 서이천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약 5km가량 달리면 거대한 닭 조각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조각상을 거쳐 조금 더 올라가면 '치킨대학' 캠퍼스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혁신관'에는 bbq의 모든 레시피를 만드는 연구시설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는 3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차별화된 메뉴 개발에 매진해 지금까지 3천500여 개 레시피를 개발해 냈다.

'충성관'에는 피자·치킨 등 bbq의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실습 시설과 피트니스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곳에서 최대 일 500여명의 본 교육이 이뤄진다.

'치킨캠프'의 첫 교육 과정은 피자 조리 실습이다. 비닐 앞치마와 bbq 조리모를 착용한 후 실습장으로 향했다.

피자 조리 실습은 '콤비네이션 피자'를 제작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말끔하게 빚어진 도우 위에 소스를 바르고, 버섯·피망·양파를 비롯한 야채를 올리고 고기완자·햄 등을 세심하게 뿌렸다.

그 다음으로 페퍼로니를 한 조각 사이즈에 맞도록 놓고 그 위에 피자 치즈를 길게 뿌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피자는 약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오븐에서 구워진다.

최종 완성된 피자는 모양이 그럴싸했지만, 도우에서 1cm까지만 소스를 발라야 한다는 룰을 완벽히 지키지 못해 가장자리 일부가 탄 모습이어서 다소 좌절감을 느꼈다.

左: 실습복장 右: 구워지기 전 피자. 실제 매장에서는 머리카락을 가리는 등 훨씬 더 청결한 복장으로 조리를 진행한다. [사진=이현석기자]
左: 실습복장 右: 구워지기 전 피자. 실제 매장에서는 머리카락을 가리는 등 훨씬 더 청결한 복장으로 조리를 진행한다. [사진=이현석기자]

피자 조리 실습을 끝내고 직접 치킨을 튀겨보기 위해 장소를 옮겼다. 평소 에어프라이어를 통해 자주 치킨을 튀겨 먹기는 했지만, 직접 치킨을 만들어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다소 긴장됐다.

치킨 조리는 이미 분리된 육계 조각에 반죽을 바르고 튀김 파우더를 뭍힌 후 튀기는 다소 단순한 작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튀김 파우더를 뭍힐 때 양 손에 치킨 두 쪽을 들고 손등을 가볍게 튕겨줘야 했다. 그래야만 bbq 치킨 특유의 '컬'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파우더까지 뭍혀진 치킨은 튀김기에서 정확히 10분 동안 튀겨져 우리가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황금 올리브 치킨'의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반죽과 파우더가 뭍혀진 닭고기는 10분 간의 시간을 거쳐 치킨으로 재탄생한다. [사진=이현석기자]
반죽과 파우더가 뭍혀진 닭고기는 10분 간의 시간을 거쳐 치킨으로 재탄생한다. [사진=이현석기자]

곱게 포장해 집으로 가져가 반찬으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치킨대학'의 교관이 꼭 지금 먹어볼 것을 권해 한 조각을 먹어봤다. '맛있다'는 감각이 입안과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배달을 받아 먹는 치킨과 갓 만들어진 치킨의 맛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이 교관은 "bbq 창업을 준비하는 교육생들은 53개 메뉴를 모두 두 번씩 튀겨 직접 먹어보며 맛을 가늠해야 한다"며 "때문에 '치킨대학'의 교육 과정에는 체력단련장에서 매일 운동하는 시간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치킨 조리실습실 인근에는 '모델샵'도 자리잡고 있다. bbq 창업 준비생들은 이 곳에서 직접 매장 가상 상황을 체험하며, 상황에 맞는 대처 방법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최근 매출 발생은 배달뿐이 아닌 카페형 매장에서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며 "카페형 매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모델샵' 실습 과정도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점주들이 돌발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모델샵'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점주들이 돌발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모델샵'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제너시스bbq는 '치킨대학'을 단순한 연수원이 아닌 회사의 '꿈'으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국내 육류 소비 문화가 선진국과 같이 닭고기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관이라는 것이다.

실제 OECD 국가들은 닭고기 소비량이 돼지고기나 소고기보다 높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적색육보다 백색육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 일련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농림부의 지난해 분석 자료에 따르면 1970년 1.4kg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이제 13.8kg에 이른다.

김부경 제너시스bbq 인재개발원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닭고기 소비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결국 닭고기가 주요 육류로 자리잡을 것이고, 제너시스bbq는 이 때를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너시스bbq가 집착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는 '황금올리브오일'도 이런 미래 준비의 일환이다.

'황금올리브오일'은 높은 영양가와 함께 국내 모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사용하는 기름 중 가장 높은 단가를 자랑하는 고급 소재다. 제너시스bbq는 튀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던 올리브오일을 특허받은 가공 과정을 거쳐 전국 가맹점에 공급한다.

김 인재개발원장은 "올리브유는 다른 기름에 비해 최대 7배가량 비싸지만 건강한 식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때문에 치킨이 다소 비싸진다는 문제는 있지만, 제너시스bbq의 고품질 추구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bbq는 '치킨대학'을 종합대학 및 테마파크로 키워가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bbq는 '치킨대학'을 종합대학 및 테마파크로 키워가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제너시스bbq는 이런 미래 준비의 최종 단계 중 하나로 2025년까지 '치킨대학'을 정규 종합대학으로 변환 설립하고, 인근 부지에 치킨 테마파크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현재 치킨 박물관으로 사용될 부지에 한창 건물 공사를 진행중이다.

최두진 제너시스bbq 전무는 "'치킨대학'은 프랜차이즈 사업가로서 맛있게 조리하는 것 이상의 사업 운영 노하우를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라며 "앞으로 역사에서 연구까지 치킨 사업의 A to Z를 모두 배울 수 있는 명실상부한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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