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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건설의 1兆 유상증자…7년간의 '폭탄돌리기'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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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청약신청 돌입…실탄 확보에 사활건 두산그룹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신청에 돌입했다. 동시에 두산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실탄 확보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실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막을 계획이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2013년부터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1조5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때문에 이번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마지막으로 7년간의 부실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부채 돌리기'가 끝날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중공업 및 두산건설의 실적 [사진=이현주 디자인팀 기자]
두산중공업 및 두산건설의 실적 [사진=이현주 디자인팀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기존 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 신청을 받는다. 보통주 8천500주(모집가액 5천550원) 발행을 통해 4천717억원을, 기명식 전환상환우선주(RCPS) 936만주(6천50원)를 통해 566억원 등 총 5천28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건설 역시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신청을 받고 있다. 두산건설은 보통주 3억3천466주(모집가액 1천255원) 발행을 통해 4천200억원을 조달한다. 이로써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이번 증자를 통해 총 9천483억원을 조달한다.

◆'두산건설←두산중공업←㈜두산' 형태로 이뤄지는 증자

두산중공업은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두산건설 살리기에 나선다. 작년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으로 5천27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증자규모 4천200억원 중 3천억원을 보유자금으로 납입하고 두산건설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3천억원 자금을 대여키로 했다. 부족분은 차입한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16일 수령할 5천283억원의 증자 납입금을 바탕으로 ▲두산건설 지원에 따른 부족분 ▲자체 차입금 ▲신규사업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6·7·8월 만기의 기업어음(CP) 370억원과 일반대출 196억원 등 566억원의 단기차입금과 3천억 규모의 RCPS 상환에 나선다.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는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두산이 참여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보통주 2천551만주 확보를 위해 1천415억원을 출자한다. 두산건설의 부실이 두산중공업에 이어 지주사 ㈜두산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 [사진=두산]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 [사진=두산]

두산그룹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상증자 이후 두산중공업의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188%(별도기준)에서 156%로 낮아지고, 두산건설은 626%에서 215%로 대폭 개선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두산의 비핵심 자산 매각…재무구조 개선 속도

그동안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원에 막대한 돈을 쏟았다. 지난 2013년 3천900억원의 유상증자와 4천억원의 RCPS 발행 등을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했다. 또한 5천700억원 규모의 열회수보일러 사업도 현물출자로 두산건설에 넘겼다.

문제는 두산중공업 역시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세계 발전설비 시장의 저성장 기조로 인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자회사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가까스로 흑자를 냈지만,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한 761억원, 356억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두산건설의 대규모 적자로 촉발된 계열사 지원으로 신용등급이 한단계씩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BBB+'로 하향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부여했다.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도 기존 'BBB+'에서 'BBB0'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두산그룹은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군살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산은 경기 군포시 첨단연구단지 건립 예정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부지 면적은 축구장 6개 규모인 약 4만6000㎡로 매각 대금은 1천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아울러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계열사의 자산을 여유 있는 계열사에 매각하고 있다. ㈜두산·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코리아는 지난달 공동매수인으로 두산중공업·두산건설이 보유했던 디비씨 주식을 나눠서 매입했다. 이들이 취득한 주식은 지분 95.9%로 금액으로는 575억원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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