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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누가 맞나?" 쪼개진 BHC 가맹점협의회…이전투구에 주장도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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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최대 규모 가맹점주 협의회와 협상할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BHC 가맹점주들이 'BHC 가맹점협의회(이하 가맹점협의회)'와 'BHC 가맹점 상생협의회(가칭, 이하 상생협의회)'로 분열돼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가맹점협의회 측에서는 공정위 신고를 통해 철저한 조사를 다시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상생협의회 측에서는 가맹점협의회가 독단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본사와의 협상 의지를 밝혔다. BHC 본사 측은 가입 인원이 가장 많은 협의회와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가맹점협의회는 11일 서울 송파 소재 BH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포환경 개선 강요 ▲신선육 구매 강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구입 강제 ▲가맹점협의회 활동 점주에 대한 보복 ▲광고비 집행내역 미공개 등 5개 사항에 대해 지난 9일 공정위에 우편 신고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BHC가맹점협의회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BHC가 겪고 있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현석기자]
BHC가맹점협의회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BHC가 겪고 있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현석기자]

진정호 가맹점협의회장은 "협의회 설립 후 상생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을 바랬지만 본사는 해결 의지가 없다"며 "오히려 2018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상생을 약속한 것을 어기고 협의회의 대표성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거나, 요구가 과도해 협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회 활동 점주의 사입을 단속하고, 벌금을 매기거나 가맹을 해지하는 등 겁박을 일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정호 가맹점협의회장이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진정호 가맹점협의회장이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BHC 본사 측이 냉동닭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가맹점협의회는 거짓 해명이라며 반박했다. 본사의 기존 입장은 "울릉도 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냉동닭을 전혀 취급하지 않는다"였으나 일부 매체의 보도 후 이를 번복했으며, 가맹점협의회에 제보한 가맹점주들은 울릉도 지역의 가맹점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BHC 본사의 전산 입출고 자료에 냉동 닭 거래 내역이 있는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BHC 본사 측에서 가맹점협의회 설립 이후 사입 단속을 통해 가맹점협의회 활동 중인 업주들을 겁박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발언을 맡은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공급한 고구마 제품을 사용중임에도 본사가 납품한 제품이 아니라며 부당한 벌금을 청구하고 교육 입소를 지시했다"며 "담당 슈퍼바이저와 문제 제품의 생산 회사 또한 본사에 납품한 적이 없다고 답변하는데, 전국 곳곳에 동일 제품을 공급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품질 개선 또한 요구했다. BHC 본사는 2015년 10월 이후 신선육 공정과정 개선을 이유로 가맹점에게 가공비를 부과하고 있지만, 원부재료들의 품질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며 본사가 공급하는 닭고기의 품질이 다른 제품과 비교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BHC 본사에서 공급된 닭고기의 지방 함량이 타 제품 대비 많다며 직접 닭고기에서 지방을 분리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가맹점협의회가 BHC 본사 측에서 납품받은 육계와 타 제품을 비교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가맹점협의회가 BHC 본사 측에서 납품받은 육계와 타 제품을 비교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가맹점협의회는 이들 주장에 이어 BHC 본사가 현재 육계를 광고비 포함 가격으로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으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광고비 집행 내역을 공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진 가맹점협의회장은 "금일 기자회견은 본사-가맹점주-고객 모두 만족하는 BHC를 위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지금의 상황은 본사·검찰·공정거래위원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계속 반복되며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상생협의회는 가맹점협의회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가맹점협의회 회원들과 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상생협의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올 때 잠시간 고성이 오갔다. [사진=이현석기자]
상생협의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올 때 잠시간 고성이 오갔다. [사진=이현석기자]

상생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협의회의 주장 대부분이 날조된 것"이라며 "냉동 육계를 납품받은 적은 없었으며, 치킨을 만들 때 육계에서 지방을 제거하는 것은 당연한 조리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에서 간혹 불량 육계가 납품된 적은 있었지만 바로 교환해줬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과거 가맹점협의회 집행위원장이었다고 밝힌 상생협의회 소속의 한 가맹점주는 "우리도 본사가 잘못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협상을 통해 상생할 것을 원했다"며 "진 가맹점협의회장에게 본사와 협상할 것을 조언했으나 '암덩어리'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하면서 나를 가맹점협의회에서 제명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가맹점협의회 전 집행위원이라 밝힌 상생협의회원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자신을 가맹점협의회 전 집행위원이라 밝힌 상생협의회원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어 "진 가맹점협의회장의 극단적 행동 떄문에 대다수 점주가 등돌린 상태고, 이들을 모아 합리적으로 협상하기 위해 가맹점 상생협의회가 발족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한 가맹점주는 우리가 '쓰레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다른 가맹점주는 "가맹점협의회의 행위는 가맹점주들의 사전 동의를 전혀 받지 않은 것"이라며 "본사와 가맹점 모두를 고사시키려는 가맹점협의회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상생협의회를 전년도부터 구성하고 있었고, 이번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고 나서 본사에 상생협의회 결성 사실을 알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진 가맹점협의회장은 "상생협의회는 기자회견 전일 급조된 단체"라며 "약 1천600여 개의 BHC 가맹점 중 가맹점협의회에 1천여 개 가맹점이 가입돼 있으므로 본사는 가맹점협의회와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BHC 본사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약 9개의 별도 가맹점 협의회 중 인원이 가장 많은 협의회와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BHC 관계자는 "지난 8일 가맹점협의회에게 인원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으며, 소속 가맹점이 가장 많은 상생협의회를 대표성 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가맹점협의회에서 차후에라도 명단을 제출해 주면 가맹거래법에 의거해 규모가 더 큰 협의회와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가맹점협의회가 본사의 요청을 묵살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상생협의회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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