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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별세] '항공신화서 경영권 박탈까지' 곡절 속 인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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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의 사회적 물의, 한진그룹에 치명상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유훈을 받들어 2세 경영을 펼쳤던 조양호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한진그룹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냈지만,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재판과 가족들의 물의 등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조양호 회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 1녀 가운데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75년 인하대 공과대 공업경영학과 학사 학위에 이어 1979년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모습 [사진=대한항공]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모습 [사진=대한항공]

경기 불황이라도 항공·물류 사업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양호 회장의 지론이었다. 대한항공은 2003년 A380 초대형 항공기를, 2005년 보잉787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연이어 결정했다. 실제 2010년부터 세계 경기회복으로 항공시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진그룹은 세계적 기업으로 급부상한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취임 전인 1998년 매출 4조5천854억원에서 지난해 13조202억7천6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유 항공기 대수는 113대에서 166대로, 취항국가 및 도시 숫자는 27개국 74개 도시에서 44개국 124개 도시로 성장했다.

조양호 회장은 항공신화를 위해 온갖 열정을 쏟았지만, 만사가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고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2003년 한진그룹의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형제간 분쟁에서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 메리츠금융을 가져오지 못했다.

차남인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을, 3남인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4남인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금융의 경영권을 각각 쥐게 됐다. 특히 2013년에는 글로벌 해운업황 부진으로 심각한 유동성 어려움을 겪던 한진해운을 '제부와의 싸움' 끝에 가져오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조양호 회장은 2013년부터 한진해운의 구원투수로 나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2014년 한진해운 회장직에 오르고 2016년 자율협약 신청 이후 사재도 출연했지만, 결국 한진해운은 2016년 법정관리에 이어 2017년 청산됐다. 육∙해∙공 글로벌 물류 전문 기업의 한 축이 무너진 것이다.

아울러 가족들의 각종 물의로 인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14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불거졌다. 조 전 부사장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고 조양호 회장이 고개를 숙이면서 잠잠해졌다.

하지만 2018년 조양호 회장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 부상하면서 또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조 회장 개인적으로는 고 조중훈 회장의 별세 후 조 회장 등 5남매의 상속세 탈루 의혹이 있었으며 직책 없이 진에어의 경영에 관여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이 같은 대한항공 일가의 사회적 물의가 한진그룹 전체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로 돌아왔다. 조 회장 일가는 물론,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요 국가기관의 타깃이 됐다. 한진그룹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대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강화하기로 한 국민연금의 첫 공격 대상이 됐다.

결국 항공물류 신화를 써온 조 회장은 지난달 대한항공 주총에서 연임에 실패하면서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는다. 지난달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찬성 64.09%, 반대 35.91%로 부결됐다. 11.56%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과 20.55%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계 주주들이 연합한 결과다.

조양호 회장 측은 사내이사 선임에 실패했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향후 대한한공 등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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