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8일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재계는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과 민간외교에 크게 기여한 대표적 인사로 기억한다. 특히 지난해 4월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의 결정적 계기가 된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에 남다른 공을 기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이후 조 회장 일가가 연이어 '오너 갑질'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사망으로 배임 등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공소권 없음으로 종료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1녀 중 장남으로 1974년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입사,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을 거쳐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에 오르며 경영을 승계받았다. 국내 최대 국적 항공사의 수장으로서 항공업계 발전을 이끌고 진에어 설립 등 저가 항공 시장 개척으로 항공 이용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간외교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으로서 200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을, 2015년 프항 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수훈했다. 한·몽골 관계 기여에 대한 공로로 몽골로부터 2005년 외국인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은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재임 기간 1년 10개월간 IOC 위원 100여명을 만나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으로 64만km를 이동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공로로 201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하기도 했으며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라는 맡았다. 경기장 및 개·폐회식장 준공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테스트 이벤트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일가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계기는 2014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다. 오너 일가의 임직원에 대한 '갑질'로 국민적 공분이 쏟아진 가운데 2018년 차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과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막말, 폭행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 회장은 지난 27일 주주총회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부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원칙) 행사에 따른 결과다.
한편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의 리베이트 수수 및 계열사에 대한 손해 등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조세포탈 등 검찰의 추가 수사도 진행 중이었으나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중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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