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음란물,매춘과 날마다 숨바꼭질"…서비스운영자의 애환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루종일 이곳을 쳐다보고 있으면 불감증에 걸린 것 같아요. 직업병인가요?"

커뮤니티사이트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대표 박진환) 서비스운영팀원은 태연스럽게 남자의 성기가 노출된 음란한 사진물이 담긴 미니홈피를 삭제하면서 이런 우스개소리를 건넸다.

해가 뉘엿 서산에 기대는 오후 5시면 운영팀원들은 점차 분주해진다. 이 때쯤되면 학교수업을 마친 중고등학생들이 PC앞에 앉는다. 퇴근을 앞둔 직장인들도 상사의 눈을 피해 이곳에 몰래 접속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퇴근하는 무렵부터 운영팀의 업무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운영팀원의 주임무는 세이클럽의 물관리다. 이들은 많은 네티즌들이 건전한 환경에서 즐겁게 채팅할 수 있도록 음란 및 광고성 게시물들을 샅샅히 뒤져 채팅방을 삭제하거나 ID 이용을 제한한다.

채팅방 제목에 광고, 욕설 등 금칙어가 들어가 있으면 1순위로 삭제된다. 요즈음엔 영악해져 이용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금칙어를 피해가기도 하지만 운영팀원은 노련한 솜씨로 채팅방 제목이 의심스러우면 개인홈피를 통해 음란한 사진이나 성매매를 유도하는 문구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ID를 삭제한다.

세이클럽내 모니터링 전담요원은 20명. 이들은 하루평균 1천300여건의 게시물을 적발하고 삭제한다. 삭제한 글들의 대부분은 유료 성인사이트 홍보와 ARS서비스 그리고 원조교제 등 성에 관한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요즈음 이들의 골칫거리는 바로 '060' 서비스.

'060' 서비스는 채팅이나 미니홈피등에서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보통 여러개의 채팅방이 동시에 등장할 정도로 강한 번식력을 지니고 있으며 모니터링 전담요원은 악착같이 이를 찾아내 지우고 있다.

'060' 서비스와 전쟁은 벌써 몇달째다. 세이클럽이 실명제이므로 그동안 삭제된 ID가 수천건에 이르지만 '060' 서비스 광고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일부 유출된 개인정보들을 '060' 서비스가 악용하고 있기 때문. ID가 삭제된다 하더라도 타인의 신상정보로 또 다른 ID를 금방 만들어 내므로 오뉴월 민들레보다 생명력이 끈질기다.

세이클럽의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서비스운영팀의 허강진 팀장은 "요즈음 '060'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고용된 아르바이트생들이 부지런히 홍보물을 올리고 있다"면서 "게시물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이 부산하다"고 말했다.

당초 세이클럽을 샅샅히 누비면서 게시물들을 삭제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모니터링의 대상은 한정돼 있다. 그것은 바로 개인 사생활보호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네티즌들간 주고받은 메모와 대화를 보지 못한다. 이곳을 들추면 상당수의 음란 및 광고 게시물이 줄어들 수 있지만 사생활의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감히 이곳을 염탐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도 채팅방을 삭제하고 ID의 이용기간을 제한하는 근거가 필요하다. '심증'은 가더라도 '물증'이 없으면 이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모니터링 요원은 "저기 '10... 20...'이란 채팅방이 보이죠? 저건 성매매의 조건을 내건 말이에요. 한번 만나는데 10만∼20만원이란 뜻이지요. 하지만 저것만 갖고서는 채팅방을 무조건 없앨 수 없으니 답답하지요"라고 설명했다.

한때 '원조교제'란 단어가 금지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성매매를 상징하는 문구로 '알죠?'가 유행했었다. 요즈음엔 딱히 그럴만한 단어들도 없기 때문에 모니터링 요원의 고충은 더욱 커가고 있다.

네오위즈는 네티즌들도 세이클럽의 자정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음란물 및 광고물을 신고하면 69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해당 게시물의 유무죄 판결을 내린다. 네티즌들의 신고 건수는 하루에 무려 5만6천여건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또 네오위즈는 분기마다 직원들이 업무시간 이후 1시간씩 전사원 모니터링 캠페인을 실시, 내부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허강진 팀장은 "사내에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채팅방을 이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음란물,매춘과 날마다 숨바꼭질"…서비스운영자의 애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