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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마케팅 격전]㊥'넥타이맨'만 광고?, '좋아요' 파도탄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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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앱, 내 손안의 비서로 디지털UP…초개인화, 마케팅 수단으로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아이돌 그룹이 유튜브에서 은행의 광고송을 부르면 전세계 팬들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시대다. 넥타이, 흰색 셔츠와 자켓을 갖춰 입은 금융맨이 은행 TV광고를 점유하던 풍경은 온라인 플랫폼의 파도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은 빅데이터와 초개인화 활용에 힘입어 인터넷은행에 비교할 만큼 디지털 서비스 성장세를 이뤘다. 내 손안의 비서는 다시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래퍼 김하온 음원에 '좋아요' 누르면…" 유튜브·SNS마케팅 파도 탄 은행권

은행가 마케팅에서 SNS는 떼 놓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설과 추석, 3.1절 등 특별한 시즌에 맞춘 이벤트는 언제나 SNS와 함께 한다. 고객이 직접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고, 은행의 해시태그(#)를 넣어 공유한다. 은행이 올린 게시글에 '좋아요'와 '퍼가요'를 해도 마케팅 참여 끝이다.은행이 판만 마련해주면 고객이 주도적으로 마케팅을 이끈다는 점에서 은행의 부담은 덜고 홍보 효과는 누리는 일석이조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내세운 유튜브 광고 영상은 단독 조회수 800만뷰를 훌쩍 넘겼다. [사진=KB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내세운 유튜브 광고 영상은 단독 조회수 800만뷰를 훌쩍 넘겼다. [사진=KB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DGB대구은행 등이 최근 SNS 게시글로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열었다. 국민은행은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해 1030 SNS 마케팅에 주력했다. 활발한 SNS활동을 한 홍보대사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해 동기를 부여했다.

신한은행은 해외 진출에도 현지 SNS기업과 합작해 접근성을 높였다. 베트남 1위 SNS서비스인 '잘로(Zalo)'와 디지털 특화 대출상품 '포켓론'을 공동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잘로가 이용자 1억명을 시장조사해 디지털 대출상품을 만들었다. 양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켓론 대상 고객을 정교하게 필터링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아이돌과 은행의 합작 마케팅도 유투브 흥행에 발 맞춘 디지털 마케팅이다. 국민은행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으로, 신한은행이 워너원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KEB하나은행이 손흥민 선수와 래퍼 김하온을, 우리은행이 걸 그룹 블랙핑크를 각각 모델로 기용했다.

기본 3분 30초의 음원을 TV 광고로는 송출하기 어렵지만 유투브 플랫폼으로는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자체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공개한다. TV와는 달리 전세계 팬들이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것도 유투브와 아이돌, 은행의 합작을 부추긴다.

국민은행의 히트작은 조회수 800만뷰를 기록했다. 구독자수 3만명과 비교할 때 267배로 압도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의 구독자는 1천900명 수준이지만 손흥민 선수가 출연한 광고 뷰수는 1천만건 이상이다.

KEB하나은행은 모델인 래퍼 김하온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전 모델은 안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배우 안성기였다. 김하온과 랩 형식의 광고음악, 유튜브와 SNS 마케팅은 완전한 세대교체를 보여준다.

◆인터넷은행 못지 않은 은행 앱…빅데이터로 '내 손안의 쓰앵님'

은행권의 애플리케이션은 오프라인 창구를 완전히 대체할 만큼의 궤도에 올랐다. 뱅킹 앱 하나로 이체, 적금 가입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와 AI 상담봇, 금융상품 선물 같은 이색 서비스도 지원한다. 은행 앱의 트렌드는 올라운드 챔피언, 상품의 트렌드는 단순함이다.

은행 앱의 선두주자는 단연 신한은행의 '쏠'이다. 지난 한해만 가입자수 850만명, 수신상품 잔액 16조5천억원, 대출상품 잔액 4조3천억원을 달성했다. 자체적으로는 인터넷은행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쏠은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을 단순화하면서 단숨에 고객을 빨아들였다. 공인인증서만 제출하면 대출 가능 한도를 알려주고, 가장 적합한 상품을 단 1개만 추천하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허인 행장의 디지털 재해석 기조에 따라 모바일 환경을 강화하는 한편 비대면 대출상품의 허들을 낮췄다.

신한은행의 감성 AI 챗봇인 '쏠메이트 오로라'. 쏠메이트 오로라는 실제 시나리오 작가들이 답변 작성에 참여하며 고객의 감성에 접근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의 감성 AI 챗봇인 '쏠메이트 오로라'. 쏠메이트 오로라는 실제 시나리오 작가들이 답변 작성에 참여하며 고객의 감성에 접근했다. [사진=신한은행]

소비 습관과 자산관리 취향을 알아서 분석해 내놓는 빅데이터와 초개인화도 고객을 당기는 매력점이다. 은행 서비스를 단순히 사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내게 딱 맞는 상품을 연결해주는 식이다. 신한은행 쏠 등 은행 통합앱의 목표도 생활금융플랫폼이다.

은행권은 초개인화를 다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개인 맞춤형의 좁고 깊은 정보를 줘 상품 충성도를 높이는 형태다. 광범위한 정보를 주고 고객이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기존의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났다.

예컨대 부쩍 운동에 관심이 많아진 고객이 운동 관련 물품을 구매하거나 광고를 보고, 헬스클럽에 가입한다면 은행에서도 건강관리와 금리가 연결된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런 초개인화 마케팅은 VIP고객이 타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위험성을 빅데이터로 감지해 사전에 고객을 관리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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