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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리동결, 이번엔 시장 전망 100% 적중…동결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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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등 글로벌 영향, 4월 금통위 변수 될까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금리는 석 달째 제자리걸음을 걷게 됐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각종 실물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동결을 이끌었다. 동결을 뒷받침하는 시그널이 뚜렷하게 울리며 금리시장도 금통위의 결정을 정확히 예측했다.

미 연준(Fed)의 금리조정 시기와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연장 등 글로벌 문제가 오는 4월 금통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 등락은 양쪽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한은 "금리인하 검토단계 아니다…실물경기 부진 여파"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두 번째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더불어 국내경기 부진, 금융시장의 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설비와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부연했다.

국내 경기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둔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1월에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 연속,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은이 발표한 수치도 주요부문에서 뒷걸음질쳤다. 1월 중 수출액은 463억달러(통관기준)로 반도체, 석유류제품 등이 지표를 끌어내려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 축소됐다. 1월 중 제조업 생산은 전자부품 등에서 줄었다. 1월 중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1만9천명 증가하며 전월(3만4천명)에 비해 증가규모가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0%대 후반으로 둔화됐다.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지수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 수준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냈다. 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경로를 다소 밑돌며 당분간 1%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전망이다.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2월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채권 전문가들도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은 금리인하에는 선을 그었지만 인상에는 길을 열어뒀다. 가계부채 규제 측면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브리핑에서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서 금리 인하 의견이 나오는 것을 이해하지만 경제 성장 경로는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안정 상황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변수, 4월 금통위 영향 미칠까…전문가 엇갈린 전망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진 데다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당분간 정책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시장 동요를 눌러왔다.

하지만 연준의 추가금리인상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매파 흐름이 감소하고 비둘기로 돌아섰지만, 기조는 여전한 채 시기가 늦춰졌을 뿐이다. 금리인상 시기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도 방향키를 틀 수 있다.

만약 미국이 금리를 한 차례만 더 올려도 한은의 금리인상 압박은 높아진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0.75%p에 육박해서다. 글로벌 금리 경쟁에 힘입어 한은은 2012년 6월부터 2016년 8월까지 8차례 금리를 내렸지만 인상은 단 두 번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75%의 기준금리를 동결, 지난해 11월 연 1.50%의 금리를 0.25%p 올리고 나서 지난달 한차례 동결한 뒤 이달 재차 금리를 묶어둔 것이다.[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75%의 기준금리를 동결, 지난해 11월 연 1.50%의 금리를 0.25%p 올리고 나서 지난달 한차례 동결한 뒤 이달 재차 금리를 묶어둔 것이다.[사진=뉴시스]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등 국제 동향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당분간의 금리동결에 무게를 뒀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론으로 돌아선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국내 금리인상 필요성이 크게 약화된 것을 시사하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감속 등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연내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모두 하향 조정된 가운데 민간소비, 투자, 상품 수출입 등 모든 부문에서도 전망치가 조금씩 하향 조정됐다"며 "올해 금리 동결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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