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D램 가격 하락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D램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흐름은 D램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여파다.
2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 주요 제조업체들이 D램으로 거둔 수익도 모조리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94억5천200만달러의 D램 매출로 전 분기 대비 25.7%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71억4천4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는데 전 분기 대비 12.3% 줄어든 수치다.
특히 큰 폭의 매출 하락세를 겪은 삼성전자는 D램 점유율도 3분기 45.5%에서 4분기 41.3%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SK하이닉스(29.1%→31.2%), 마이크론(21.1%→23.5%)이 절반씩 나눠 가졌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매출은 줄었지만 삼성전자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점유율은 오히려 늘었다.
글로벌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3년간 D램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의 D램 매출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스마트폰 시장이 조금씩 정체기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업체들이 AI(인공지능)·클라우드 등 신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면서 서버용 D램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해 D램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데다, 데이터센터 증설을 예정했던 주요 IT업체들이 일제히 증설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D램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각종 D램 가운데 가장 가격 감소폭이 큰 것은 서버용 D램이었다.
이러한 D램 가격 하락세는 해가 넘어가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이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신규 데이터센터 증설 등을 위한 D램 구입을 늦추고 있는 등의 원인이 작용한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계약 가격이 1월에 지속 하락했다"며 "1분기 전체적으로 보면 20~25% 감소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D램 가격 하락에 대비해 주요 공급업체들이 가격 전략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봤다. 앞서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2분기에도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 안팎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는 급격한 매출 감소와 높은 재고 수준이라는 이중고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적인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가격 책정 전략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택 1공장 2층 및 화성 17라인은 D램 시장 둔화에도 1y나노(10나노 중반) 공정으로의 전환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중국 우시에 신축된 D램 공장이 올 상반기부터 D램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인해 우시 공장에서 D램 생산량을 적극적으로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 25일 기준 D램(DDR4 4Gb 512MX8 2133㎒) 고정거래가격은 2.82달러에 머물렀다. 지난해 1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3.81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달러 남짓 낮아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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