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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끝 아니다…잠시 주춤, 3분기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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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하반기 반전 예상…상반기 '보릿고개'가 관건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 16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반도체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현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여러 어두운 예측들이 나왔다. D램 가격이 20~30%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 서버·모바일 등 고객들의 구매가 거의 없다는 호소 등이었다. 지난해부터 이 시기 D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파다했지만, 당시 나온 예상 하락폭은 당초 전망보다 더 암울했다.

반도체업계가 D램 가격의 큰 낙폭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8.5%나 실적이 줄어든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10조원 아래의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5조원 아래에 머무를 가능성이 큰 가운데 올해 1·2분기에 각각 3조원 초중반대까지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D램의 모습.  [출처=SK하이닉스]
D램의 모습. [출처=SK하이닉스]

반도체 침체는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액은 257억 달러(약 28조9천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01억 달러)보다 14.6% 줄었다. 반도체 수출액이 42억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8%나 감소한 여파가 컸다. 국내 주요 수출품목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줄며 연초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주 간담회에서는 올해 반도체 수출에 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D램 가격의 하락세는 고객사들의 데이터센터 증설·PC 생산 등 수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D램 제조업체들의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객사들이 향후 D램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재고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요는 더욱 침체됐다. 이는 예상보다 더 큰 D램 가격 하락을 유발했다. PC·모바일뿐 아니라 서버향 D램 가격도 큰 폭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설비투자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 투자 규모가 180억 달러(약 20조1천700억원)로 전년 대비 20.4%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 역시 올해보다 22% 줄어든 100억 달러(약 11조2천70억원)로 예측했다. 재고가 많이 남은 상황에서 생산량 증설을 위한 설비투자의 우선순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침체가 일시적이며, 중장기적으로 D램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시적인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결국 반등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다.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5G·자율주행 등의 발전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업계에서 여전히 굳건하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 현황을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좋지는 않다"면서도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태원 SK 회장도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으며 다만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등의 시점이 올해 3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2분기 인텔 신규 CPU가 출시되고, 하반기 예상대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업체들이 투자를 늘린다면 메모리 수요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점 등이 반도체업계가 3분기 이후 업황 반등을 전망하는 주된 근거다. 반도체 업체들이 소위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로 불리는 글로벌 IT업체들의 동향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라며 "관건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저점이 1분기냐, 2분기냐 하는 지점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반도체 시장이 오히려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총 4천890억 달러(약 545조원)로 전년(4천770억 달러) 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성장세 자체는 둔화됐지만 그간 나왔던 여러 예상과는 달리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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