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국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장애로 국내 기업들이 서비스 운영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AWS 클라우드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IT환경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복수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2일 오전 발생한 AWS '서울 리전' 장애로 상당수의 국내 기업 고객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AWS인 만큼 유통·게임·암호화폐거래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넥슨, 업비트 등 해당 기업 대부분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이 접속이 되지 않았다.
◆AWS 사태 왜?
이번 사태는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AWS의 대표 서비스인 '아마존 EC2 서비스' 장애로 '도메인네임서버(DNS)'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AWS코리아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금일 AWS 서울 리전에서 일부 DNS 서버 설정 오류로 인해 EC2 인스턴스가 84분 동안 DNS 기능을 할 수 없었다"며 "설정 오류는 해결 됐으며 서버는 정상 작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독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기업이 AWS 클라우드 하나에 의존하는 데다 '서울 리전' 외 다른 리전에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기 때문이다.
AWS는 2016년 1월 서울 리전을 오픈했다. 낮은 지연 속도, 데이터 주권 등의 문제로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요구하는 수요가 커진 결과였다.
이후 대부분의 기업이 국내 서비스를 위해서 서울 리전을 이용하지만 별도로 인프라를 이중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인프라를 서울 리전 외 도쿄, 싱가포르 등 가까운 다른 리전에 이중으로 운영할 경우 비용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AWS 외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를 백업 용도로 추가 활용할 수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비용은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사태로 클라우드 도입 흐름이 꺾기기보다는 이런 장애에 대비하기 위한 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에 관한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는 이미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 이중화에 더해 해외 리전까지 포괄한 이중화·재해복구(DR)를 기반으로 클라우드를 설계한다"며 "물론 이중화 비용이 들겠지만, 서비스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AWS가 국내 리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이같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선 각 리전을 기준으로 장애 대책을 만들어둬야 하나 한국은 리전이 1개밖에 없어 AWS가 투자를 더해야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해외 리전을 함께 쓸 경우 서비스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최소한 2개의 국내 리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번 장애로 최근 대한항공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대기업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AWS는 악재를 맞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MS, 구글 등 AWS를 뒤쫓고 있는 경쟁사들에는 기회로 작용할 여지도 크다. 구글, 오라클 등은 내년 국내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타사 서비스로 가진 않겠지만 멀티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대응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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