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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블록체인 '뮤지카(Muzika)'로 음악 플랫폼 새판 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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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마피아컴퍼니 대표 "블록체인의 투명성이 강점"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예전에는 음악 소비자들이 테이프·CD를 사거나 MP3로 음악을 듣기만 했지만 '슈퍼스타K' '프로듀스48'의 성공은 소비자로만 규정해온 팬층이 생산자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블록체인이 이 같은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겁니다."

19살에 창업을 해 국내 최대 피아노 플랫폼을 키운 정인서 마피아컴퍼니 대표가 이번에는 블록체인에 뛰어들었다. 블록체인 음원 플랫폼 프로젝트 '뮤지카(Muzika)'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음악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16살이던 2012년 페이스북에 '피아노 치는 남자들'이라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대회에도 여러번 출전할 정도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좋아하던 그가 연주한 피아노 영상을 올리는 페이지였다.

혼자 취미로 작게 시작한 페이지는 의외로 큰 인기를 얻고 구독자숫자가 20만명, 30만명을 넘어섰다. 다른 사람들의 영상 투고도 늘어나 '피아노 치는 남자들'은 어느새 연주 영상을 공유하는 큰 장이 돼버렸다. 현재는 구독자 숫자가 50만명에 달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만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정 대표는 3년 후 피아노 악보와 영상 공유 플랫폼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섰다. 이때가 19살 때의 일이다.

서울대학교에 재학하며 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던 허상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이장원 경영이사 등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고 외부 투자를 받아 국내 최대 피아노 포털 사이트인 '마음만은 피아니스트'가 탄생했다. 회사 이름은 이를 줄여 '마피아 컴퍼니'로 지었다.

현재는 악보·영상 공유 뿐만 아니라 피아노 관련 공연 기획,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악보 판매 플랫폼인 '마이뮤직시트' 론칭으로 해외에도 영역을 넓혔다.

창업 멤버인 세사람 중에서는 정 대표가 가장 나이가 어리다. 그럼에도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것은 온라인 마케팅에서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다고 다른 멤버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정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기 전에 이 영상과 글이면 '좋아요' 숫자가 7천 쯤 나올 거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유료 서비스나 광고 노이즈 등이 워낙 많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유저 반응을 미리 예측하기는 굉장히 힘들어요. 그런데 정 대표는 오차범위 10% 내외로 그 숫자를 맞추더군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감이 아니었죠."

허 CTO는 "정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역량이 뛰어나고 인사이트가 대단하다"며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 "복잡한 블록체인 사용자에겐 필요없다"

마피아컴퍼니는 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을까.

정 대표는 "피아노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가 갖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 역량을 활용, 확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봤는데 음악·음원 분야라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는 사운드클라우드(Sound Cloud)나 스포티파이(Spotify)처럼 비슷한 영역의 글로벌 지배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완전히 판을 뒤엎을 만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술과 비즈니스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가 이런 선두 서비스와 상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딱 맞는 도구였죠."

마피아컴퍼니가 블록체인 개발에 들어간 것은 2016년부터다.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 암호화폐 채굴 등을 경험해보며 블록체인 생태계와 네트워크에 대해 파악했다.

2018년 초에는 토큰 경제 설계를 위해 이정우 블록체인 리더도 마피아 컴퍼니에 합류했다.

이 리더는 "블록체인은 혁명적인 기술이지만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프론트에서는 굳이 혁명적일 필요가 없다"며 "변화는 우리가 억지로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사용해야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이 우리 프로젝트의 초점"이라고 풀이했다.

마피아 컴퍼니의 블록체인 플랫폼 '뮤지카'는 기존 플랫폼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사용자경험(UX)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플랫폼이라는 것은 프론트에서의 경험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플랫폼에 변화를 줬을 때 사용자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에 대해 예측하고 사용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마피아 컴퍼니는 기존에 150개국에서 250만명이 이용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쌓인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아티스트에 투명한 정산 가능

뮤지카는 블록체인 이용해서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목표다.

"예전에는 동영상을 보고, 댓글을 쓰고, 커버댄스를 추는 등 팬들의 활동에 대해 가치를 알아주거나 보상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뮤지카는 이런 행위들이 현재 슈퍼스타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팬이라는 소비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생산자로써 인정을 받고 생산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해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티스트가 뮤직비디오나 음원을 발매해 올리면, 사용자들의 투표와 보팅파워에 따라 차트 상 순위가 상위권으로 올라가게 된다. 해당 아티스트가 상위권으로 오르는 데 투표로 기여한 사람들에게는 코인 시스템으로 수익을 분배해주는 식이다.

기존의 음악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투표에 대한 보상은 없고 오히려 돈을 써야 했지만, 이제는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분배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요인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처음에는 스포티파이가 아이튠즈 등 메이저 플랫폼에 오르지 않는 마이너한 인디음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듯, 뮤지카 역시 인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초기 플랫폼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음악이라는 산업이 다른 영역과 다른 것은 마이너가 존중받고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인디음악에서 기반을 다지고 대중음악까지 영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미 마피아컴퍼니 내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마이뮤직시트' '케이팝피아노' 등 서비스 결제 수단으로 뮤지카를 사용할 수 있는 개발 시스템은 완료된 상태다. 기존 서비스에 붙여 사용자들이 신용카드, 계좌이체 등과 더불어 뮤지카로 악보와 음원 구매가 당장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블록체인을 모르고도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QR 코드를 통해 결제하면 바로 뮤지카 월렛 앱으로 연동돼 넘어가 포인트와 같은 감각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티스트가 음원을 올리면 간단한 작업 만으로도 블록체인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등록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허 CTO는 "화면만 보면 블록체인인지 기존 서버 시스템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음원 플랫폼의 경우 음원이 얼마나 구매됐는지 수익 정산을 투명하게 해주지 않아 아티스트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뮤지카는 블록체인 시스템에 올림으로써 음원이 몇번 재생되고 수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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