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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차고 넘치는' 가짜뉴스법, 입법 심사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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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내심은 포털·SNS 규제, 관련 법만 20여개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가짜뉴스'를 차단하겠다는 정치권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까. 가짜뉴스 종합대책을 추진 중인 정부, 여당에 대해 보수 야당은 일단 '여론장악'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포털·SNS 등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차원에선 여야가 동일한 입장이다. 가짜뉴스를 앞세운 포털·SNS 규제법들도 이미 수십건이다.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본격적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지만 실제 가짜뉴스법 제정에는 적잖은 난관이 따를 전망이다.

현재 정보통신 분야 입법을 전담하는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가짜뉴스 관련 법은 11개다. 그 중 8개가 사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이다. 지난해 5월 대선과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집중적으로 제출됐다.

특히 과방위 소속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이 불과 2개월여 전인 지난 7월 30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경우 당 소속 11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한국당 의원 소속 의원이 112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원이 참여한 셈이다. 가짜뉴스 규제를 위한 당 차원의 논의들을 종합한 '당론 법안'이다.

당시 한국당은 '드루킹 방지 패키지 5개 법안' 가운데 하나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킨 한국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사이의 진실공방을 부각시키며 대여 공세에 열을 올리던 시점이다. 개정안도 드루킹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오른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여론조작 금지를 담았지만, 상당 부분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포털·SNS 업체들의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가짜뉴스를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는 내용의 정보'로 규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이용자가 가짜뉴스 삭제를 포털·SNS 사업자들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자들은 이같은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

또한 가짜뉴스 유통방지를 위한 자체 책임자를 지정, 상시적 모니터링이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불이행시 당국이 사업자의 영업정지, 최대 폐쇄 조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의 경우 개발은 물론 유통과 사용도 금지, 최대 7년 이하 징역 등 중범죄로 규정했다. 법안 자체만 놓고 보면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가짜뉴스유통방지법'보다 더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이다.

김성태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현재와 같은 포털의 온라인 독과점 구조는 여론이 조작되고 진영간 공방이 거셀수록 포털 사업자가 수익을 얻고,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드루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별도로 포털 독과점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과방위에 문광위·행안위도, 여론감안 공청회 등 '첩첩산중'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에선 사실 여야가 동일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에, 민주당이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에 각각 비중을 두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가짜뉴스법 대응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심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입법화 과정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먼저 여야가 제출한 가짜뉴스 관련 법안들은 과방위에만 그치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까지 포함하면 20여개 가짜뉴스 관련 법안들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포털·SNS 등 정보통신 업계는 물론 언론사, 언론중재위, 중앙선관위, 검경 등 다양한 기관들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가짜뉴스대책위원회법(한국당 강효상 의원)', '가짜정보유통방지법(민주당 박광온 의원)' 등 제정안(새로 만들어지는 법)의 경우 상임위 차원의 별도 공청회도 거쳐야 한다"며 "여러 개 법안들을 병합 심사해야 하는 만큼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가짜뉴스 관련 법들이 집중된 과방위만 해도 쟁점 법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통신 분야의 경우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위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안,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인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이 대기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연관 산업 핵심 인프라인 5G(5세대 이동통신) 내년도 상용화를 위한 망중립성 등 제도 정비도 시급한 과제다. KBS·MBC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이 전반기 국회에 이어 여야 신경전을 예고하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도입 여부도 국민 여론상 민감한 문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가짜뉴스 방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크지만 언론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시민사회의 비판도 크다"며 "가짜뉴스 관련 법에 대한 입법 심사가 진행되더라도 신중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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