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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부추긴 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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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유해성' 논란으로 여전히 시끄럽다.

WHO에서 이달 초 기존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해외에서도 유해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유해성을 줄인 궐련형 전자담배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 있다. 담배회사들은 불에 태우는 방식이 아닌 만큼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한 식약처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결과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평균 90% 적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반 담배보다 타르 함량이 더 높게 검출된 데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히며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

이로 인해 관련 업체들은 제대로 뿔이 났다. 식약처가 타르 함량을 비교한 것과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말한 부분 때문이다. 특히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달 초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제기한 식약처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식약처의 분석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의 타르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다른 만큼 배출 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또 WHO가 저감화를 권고한 9개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 대비 90% 이상 감소된 것은 궐련형 전자 담배의 유해성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적 연구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업체들의 이 같은 주장에도 어떤 반박도 하지 않은 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식약처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식약처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금연은커녕 궐련형 전자담배로 옮겨가고 있다"며 "한국필립모리스에서 내세운 '아이코스의 유해성분 평균 90% 감소'라는 광고 문구가 마치 궐련형 전자담배가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을 여지가 있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할 부서는 식약처"라고 꼬집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분석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식약처의 말대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면 이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주장은 거짓이 돼 버린다는 위기 의식도 있다.

식약처는 그동안 성능에 대한 과장 광고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를 해 왔지만 이번 일만큼은 제대로 나서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해 여러 곳에서 비판받고 있다. 이로 인해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쪽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식약처가 연구 결과에 대해 떳떳하다면 '무대응'의 자세를 취하기 보다 실험 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의혹을 해소하면 될 일이다. 해외에서도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줄어들었다는 근거들이 나와 있음에도 식약처가 현재와 같은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이 보일 모습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을 오래 끌어 갈수록 식약처의 신뢰만 떨어질 뿐이다.

식약처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소송을 제기하자 은근 놀란 눈치다. 그동안 제대로 대응하지도 않던 식약처는 소송 이후 한국필립모리스의 의중을 살피는 데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약처가 담배업체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보다 앞으로 이 같은 소모적 논쟁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국민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는 데 더 신경쓰길 바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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