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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200만원…통신비 내리는데, 출고가 고공행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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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선택약정할인 등 요금 ↓ …"분리 공시 등 시급"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떨어지는 통신요금과 달리 스마트폰 출고가격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실제로 통신요금은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상향되면서 약 1조8천억원의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입법에 나선 2만원대 보편요금제를 앞두고 이통 업계 데이터 무제한 등 요금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문제는 가계통신비 부담에 한 원인으로 꼽히는 단말기 출고가는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점. 정부가 요금과 달리 이의 가격 인하를 강제하거나 규제할 수 없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자급제 확대나 분리 공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신요금 인하 추세와 달리 새로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플 아이폰XS의 가격은 미국 내 판매 최저사양모델 기준 999달러(한화 약 112만원), 아이폰XS맥스는 1천99달러(약 123만원)이다.

이는 전작 아이폰X 수준의 출고가다. 하지만 아이폰XS의 최고사양모델은 1천349달러(약 151만원)이고, 화면을 키운 아이폰XS맥스는 1천499달러(약 168만원)다.

부가세 및 원달러 환율 등을 감안할 때 맥스 모델의 국내 출시가격은 200만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도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는 142만원~163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유사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아이폰XS 국내 판매가는 미국 보다 약 15~20%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출고가 상승 추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의 최저사양 모델 출고가는 99만5천원(세금 별도)로 전작인 갤럭시노트8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최고사양모델은 123만원으로 전작 대비 9만원 가량 올랐다.

앞서 지난 3월에 출시된 갤럭시S9은 87만원, 갤럭시S9+는 96만~105만원대로 역시 전작 대비 2만~4만원 가량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LG전자의 경우 G7는 81만7천원으로 전작 G6 보다 1천원 내렸지만, 플러스모델은 1만8천원 올랐다.

◆통신요금은 하락

이와 달리 통신서비스 요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통 3사의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5%포인트 오른데다 올들어서도 5월부터 데이터 제공량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 또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2만원대 보편요금제와 같은 요금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이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과 무관치 않다. 문제는 가계통신비에는 이 같은 통신 요금 외 단말기 가격이 포함돼 있다는 점. 정부 취지대로 가계통신부 부담이 줄어들려면 요금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2015년을 100으로 봄)내 통신 항목은 ▲우편료 ▲휴대전화기 ▲통신서비스(유선전화료·휴대전화료·인터넷이용료·유대전화 수리비)로 구성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휴대전화료와 휴대전화기의 월별 물가지수를 보면, 휴대전화료는 지난해 5월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지만 지난 1월부터 점차 하락, 8월에는 98.0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할인율 25%로 확대, 저소득층·기초연금수급자 요금할인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산 통신비 절감 효과는 1조8천억원에 달한다. 항목에는 단말기 할부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요금인하폭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같은 기간 휴대전화기 물가지수는 지난해 5월 100.2을 기록한 뒤 올들어 지난 4월 104.87까지 올랐다. 8월 102.24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1년 전 수준을 웃돈다.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및 규제가 통신 요금에만 집중됐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탓에 통신서비스 가격 인하에도 통신비가 비싸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한 이통사 임원은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제조사간 경쟁구도가 무너지면서 거래 관계에서 제조사가 이통사 보다 우위에 선지 오래됐다"며, 출고가 상승 요인으로 경쟁 부족 등을 짚었다.

다른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가격은 정부의 규제와 이통사간 경쟁에 의해 지속적으로 내려왔지만 단말기 가격의 상승은 견제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출고가, 누가 정하길래?

다만 출고가가 이통사 지원금 등을 감안해 수준이 책정되는 만큼 제조업체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높은 출고가 및 원인 등이 논란도 되기도 했다.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단말기 출고가 책정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어떻게 정해지느냐"는 질문에 고동진 사장은 "이통사에 넘겨주기 전 '이전가격'은 제조사가 정하지만,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이 반영되는 '소비자가격'(출고가)는 이통사가 정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황창규 회장은 "대리점까지는 제조사가 정하고, 이후 판매점부터는 프로모션에 의해 가격이 달라진다"며 사실상 제조사가 가격을 결정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유통 현장에서는 제조사와 이통사간 협의를 거쳐 출고가가 정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 출신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제조원가에 임의 이익을 더해 이통사에게 대당 매입가격을 제시하는데, 이는 초도물량 규모에 따라 달라지고, 이 가격에 이통사의 마진을 더한 게 출고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이통사가 제조사로부터 추가로 물량을 들여올 때는 제조사 마진을 줄여 단가를 내리게 된다"며 "다만 이통사도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게 돼, 이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구입하는 단말기의 실구매가는 (출고와 달리) 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애플은 이 경우에도 예외다.

이 관계자는 "애플은 국내 제조사와 달리 전 세계 이통사에게 아이폰 수요물량을 조사한 뒤 출고가를 책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통사와 무관하게 출고가를 책정, 이통사에 지원금 등을 부담하게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통구조를 바꿔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의 대여 서비스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부터 고객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대신 24개월 이후 반납하는 'T렌탈'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T렌탈을 이용하면 갤럭시노트9를 구입했을때 보다 월 할부금이 8천원 저렴하고, 아이폰X는 1만2천500원, LG G7는 4천500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자율적 노력 외에 자급제나 분리공시 등 정책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비스 가입과 단말기 판매를 분리, 요금처럼 출고가도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그러나 현재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나 이견이 많은 상태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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