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ING생명보험)의 인수전이 오랜 군불때기를 끝내고 빠르면 이번주 중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이 MBK파트너스와 인수 가격 2조2천990억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체되자 MBK파트너스가 목표가를 내리면서 '오버페이는 없다'는 그룹의 원론도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ING생명은 '오렌지라이프'로 간판을 갈며 이달 명운과 가운에 승부수를 걸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막판 저울질…'리딩뱅크' 두고 숨고르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이 3일 열린 창립기념사에서 "신한은 대한민국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한국 경제의 성장을 지원하고 상생의 선순환을 구축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리딩뱅크' 의지를 드러낸 직후인 이날 오후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의 인수가가 정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신한금융은 글로벌전략팀을 필두로 오렌지라이프와의 인수전을 마무리짓고 있다. 빠르면 5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인수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잠정 인수가는 주당 4만7천400원으로 4천850만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인수가 총액은 2조2천990억원으로 가격은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실무진이 이에 대한 부정은 하지 않았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2조2천억원대의 매각가가 성사되면 조 회장은 '오버페이는 없다'는 원론을 지키게 된다. 당초 MBK파트너스가 2조4천억원을, 신한금융이 2조1천억원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MBK파트너스가 매각가격을 낮춰 협상을 진전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 규모 면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허약했던 생명보험업의 체력을 키우는 한편 절반이 넘게(지난해 당기순이익기준 55.2%) 신한은행으로 기운 수익 포트폴리오도 재분배할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1천836억원으로 신한생명(7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다만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은 긴 시간을 두고 지켜볼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도 100% 자회사가 아니고, 아직까지 인수가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두 회사의 합병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투심도 초재기…리딩뱅크-대어 만남 앞두고 시장 '들썩'
이날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의 만남을 염두에 둔 리포트가 연달아 등장했다. 오렌지라이프에 '웃돈'을 얹어 매수하지만 않으면 서로 윈-윈하는 계약이라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신한지주와 오렌지라이프 간의 가격 갭이 좁혀지면서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한금융지주는 최대 카드 사업자를 보유한 지주사인 데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가능성이 커지며 수익 구조가 다변화될 전망"이라고 평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리딩뱅크 자리를 회복할 수 있고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넓힐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신한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9%(300원) 오른 4만3천900원에 마감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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