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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4만개' 편의점업계, '삼중고'로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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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출점 속도 둔화…"정부, 점주와 갈등 부추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점포 수 4만개 시대'를 맞은 편의점 업계가 경쟁 심화와 최저임금 인상, 정부 압박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점포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신규 가맹점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지난해 정부 권유에 따라 마련한 '상생안'으로 영업이익률은 반토막이 난 상태다. 또 올해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여 일각에서는 "너무한 것 아니냐"란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대 프랜차이즈 소속 4만여개와 일반 편의점 3만개 등 총 7만여개에 달한다. 5대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7월 말 기준 총 4만1천173개로, 전년 동기 보다 1천896개가 늘었다.

그러나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주요 편의점들의 올해 상반기 점포 순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대폭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업계 1위인 CU는 작년 942개에서 올해 394개 증가에 그쳤고, GS25는 1천48개에서 343개, 세븐일레븐은 346개에서 245개로 감소했다. 다만 후발주자로 출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이마트24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66개 증가한 584개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창업 설명회에 참여하는 예비 가맹점주 수가 작년보다 30% 가량 줄어든 상태"라며 "가맹본부도 늘어난 가맹점주 부담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출점 기준을 강화, 우량점 중심으로 오픈을 추진하고 있어 점포 순증 수는 전년보다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4분기 이후 두 자릿수를 유지해오던 편의점 점포수 증가율도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해 3월까지 11.2%를 기록했던 점포수 증가율은 4월 9.9%, 5월 8.9%, 6월 7.9%로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는 올해 폐점 점포가 3천 곳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태다.

점포 출점 속도가 느려진 것은 신규 출점 감소 외에도 기존 점주의 이탈도 크게 작용했다.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점포 운영에 한계를 느낀 점주들이 폐업하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 편의점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폐점한 점포 수는 작년보다 14개 증가한 107개를 기록했다. B편의점의 점포 수는 작년 8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또 다시 순감세로 돌아섰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동안 국내 5대 편의점의 출점은 24% 줄어든 반면, 폐점은 5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편의점 본사는 출점 감소에 위기감을 느끼고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GS25는 지난달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내 위탁가맹 점포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계약 연장을 위해 기존보다 2배 많은 임차료를 적어냈다. 기존 임차료는 32억원이었으나, 이번에는 62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또 편의점 본부들은 점포 수 확대를 위해 타 브랜드 가맹점주들에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점주 모시기 경쟁도 갈수록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상태다. GS25는 최근 자사 편의점 경영주들에게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가맹점주를 소개했을 시 면담 통과 이후부터 포상금을 지급할 것이란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매출이 높거나 위치가 좋은 점포는 본사에서 해당 점주를 모셔가기 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최근 인건비 부담 등으로 편의점을 운영하기 쉽지 않으면서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기존 점포를 대상으로 한 점포 뺏기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가맹본부들은 신규 출점 속도가 둔화된 데다 영업이익률마저 곤두박질치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4%대를 기록했던 국내 주요 편의점 올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대로 떨어진 상태다. CU와 GS25는 각각 1.9%, 1.3%로 주저앉았고, 세븐일레븐은 0%에 머물렀다.

외형 성장이 주춤하면서 편의점들의 매출 증가세도 꺾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3분기(6.8%) 이후 계속 성장세를 이어오던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2분기에 한 자릿수(9.8%) 성장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을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내놓은 상생안 영향이 가장 컸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상생안을 내놓은 GS25는 작년 7월 최저 수입 보장 등으로 연간 750억원을 지원키로 했고, CU는 같은 해 12월 최대 4천500억원을 5년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오르면서 가맹점주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상생안'을 내놨지만, 편의점 본사의 이익은 반토막이 났다"며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이 부담을 또 다시 편의점 본사가 져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난감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또 다시 오르자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가맹본사에게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즉각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의 점주들로 구성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발송했으며, 다음달부터 본사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최저임금 인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맹 수수료를 줄여달라고 요구를 하면 본사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냐"며 "가맹 사업에서 업황이 변했다고 계약조건을 바꿔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은 문제 아니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작년에 상생안을 마련하며 본사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도 없이 최저임금을 인상해놓고 기업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겨 점주와 본사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주 고통을 분담하라며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는 행태를 해외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편의점 업계 영업이익률이 1%대로 추락하면서 기업 상황은 어려워졌는데, 정부는 편의점 본사만 쥐어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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