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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ICO 합법화, 암호화폐 투기 진정돼야 논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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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규정 미비로 사기 피해 우려···암호화폐 시장 건전성 확보가 우선

[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국내에서 금지된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허용하기에 앞서 암호화폐 거래 투기가 진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지난 27일 발표한 'ICO의 현황과 과제'에서 "우리나라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투자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투기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ICO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안정적 투자 분위기 조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ICO는 기업공개(IPO)처럼 기업이 신규 암호화폐(토큰)를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지역에 관계없이 전세계 누구나 ICO 기반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투기 과열과 사기성 ICO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작년 9월부터 전면 금지됐다. 금융위는 지난 3월에도 ICO 불허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정부의 ICO 전면 금지 정책에 대한 비판은 학계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무조건적인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고 해외로 자금과 기술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자율규제와 규제 샌드박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및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국블록체인학회는 최근 투자자 및 국내 블록체인 산업 보호를 위해 '암호화폐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ICO로 코인을 만든다고 하면서 수백억원을 모집하는데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백서 몇 장에 불과하다"며 "무분별한 투자가 계속 이뤄진다면 투자자가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블록체인 산업 자체가 가라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이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작년 암호화폐 유사수신 신고·상담은 453건으로 지난 2016년(53건)에 비해 400건 증가했다. 암호화폐 유사수신 신고 업체도 39건으로 12건 늘어났다.

원 조사관은 원화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거래 비중이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의 82.5%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암호화폐는 그 자체로 매우 높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국내 주식 투자에 필적할 수준으로 몰려있어 그만큼 투자자의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성격 정의도 ICO의 선결과제다. 여의치 않을 경우 ICO로 인해 창출되는 토큰을 별도의 증권으로 특정 지어 ICO를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포섭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원 조사관은 "지금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ICO가 이뤄질 경우 모집 대상에 대한 가치보다 무분별한 투기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 혼란과 함께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원 조사관은 이어 "ICO를 빌미로 사기적 자금 모집을 하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기능을 금융감독기관이 보유해야 한다"며 "ICO를 허용하기 이전에 블록체인 기술과 접합된 ICO와 유사 ICO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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