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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아이스크림 업계 전설 '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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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출시 첫 해 200억 이상 판매…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인기 지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부터 식음료업계가 '장수 먹거리'를 패션·뷰티 상품으로 다양하게 변신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브랜드가 있다. 바로 빙그레 '메로나'다.

올해 출시 26주년을 맞은 빙그레 '메로나'는 지금까지 40억개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로, 출시 첫 해에만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효자 상품이다. 또 편의점 인기 톱 10 아이스크림에도 매년 꾸준하게 오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멜론뿐만 아니라 딸기·바나나·망고 등 각 나라별 선호 과일에 맞춰 판매되며 '한류 아이스크림' 선두주자로 각광 받고 있다.

◆'멜론' 탈 쓴 메로나, 알고 보니 '참외맛'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형성된 것은 1970년 해태가 국내 최초 양산 아이스크림인 '부라보콘'을 선보이면서 부터다. 당시 가정용 냉장고가 흔치 않아 동네 구멍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호사품'이었지만, 점차 냉장고가 각 가정마다 빠르게 보급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도 커져갔다.

1980~1990년대는 다양한 아이스크림 신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시장은 호황을 이뤘다. 특히 빙그레 '메로나'는 1992년 출시 첫 해 200억 원 이상 판매되면서 국내 빙과업계 신제품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메로나'는 지금도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액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로나'는 1991년 빙그레 아이스크림 신제품 개발 담당자가 시장조사 차 나갔던 동남아에서 '멜론'을 눈여겨 본 것이 계기가 돼 탄생한 브랜드다. 멜론은 고급 과일의 대명사로, 당시 고급으로 여겨지던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 값싼 수입 과일로 전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최고급 과일로 급부상했던 과일이었다.

당시 국내에는 멜론을 이용한 제품이 본격 개발되기 전으로, 빙그레는 시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개발 가능성을 타진한 신제품 개발 담당자는 멜론을 즉시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소에 의뢰했다.

그러나 그 때까지 생소했던 과일인 멜론을 가지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이전에 멜론이란 과일을 접해보지 못한 연구원들이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연구원들은 우선 백화점 수입 과일 매대에 1~2개 있는 멜론을 모조리 사먹으며 맛을 연구했다. 그러나 당시 대중화되지 못했던 멜론은 지금의 멜론 맛과 전혀 달랐다.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즐겼던 것과 달리, 수입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이 나 제품으로 개발하기에 문제가 많았다.

이후 '메로나' 개발 담당자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과일을 주목했다. 이는 멜론과 사촌이라 할 수 있는 참외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개발 담당자는 동남아에서 먹었던 신선한 멜론이 당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멜론과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참외 맛 사이에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연구진과 이 두 과일을 함께 시식하며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맛보았던 멜론 아이스크림을 구현하기 위해 수 개월간 제품 개발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메로나' 개발 담당자는 결국 수십여 가지의 시제품을 만든 시행착오 끝에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신선한 멜론의 진한 맛과 부드러운 속 살맛을 재현하는데 성공, 이듬해 1992년 '메로나'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각형의 진한 초록색으로 출시됐고 발매되자 마자 연간 2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빅히트를 치며 지금까지 국내 빙과업계 '전설'로 불리고 있다.

◆패션·뷰티 제품으로 변신…"제2 전성기"

'메로나'는 작년에 국내 기준으로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전히 소비자들의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패션·뷰티 상품으로 새롭게 출시돼 '제 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메로나가 첫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5월 출시한 휠라코리아 신발이다. 메로나 특유의 색을 입힌 운동화와 슬리퍼는 출시 초기부터 뜨거운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운동화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물량 6천 족이 출시 2주만에 전량 판매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으며, 이 인기를 바탕으로 캔버스화와 모자, 양말 등 컬래버 시즌2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이랜드 '스파오'와의 협업을 통해 티셔츠, 가디건 등을 출시했다. 빙그레 아이스크림x스파오 제품들은 주간 목표치의 120%를 초과 달성했으며, 메로나 티셔츠는 튀는 색깔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어 추가 생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메로나의 독특한 모양을 활용해 빙그레가 직접 디자인한 '메로나 수세미'도 화제를 일으켰다. 메로나 모양을 본 뜬 막대형 스폰지로 제작된 메로나 수세미는 초도물량 1만 개가 출시 2주만에 전량 판매됐다. 이후 1만5천개가 추가 생산됐고, SNS 상에 구매 인증 게시물도 다수 게시됐다.

메로나의 변신은 음료로까지 확대 됐다. 빙그레는 메로나맛을 구현한 탄산음료 '메로나 제주 스파클링'도 출시했다. 제주 용암해수로 만든 '메로나 제주 스파클링'은 메로나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생활뷰티기업 애경과 협력해 '2080x빙그레 칫솔'을 출시하기도 했다. 2080 X 빙그레 칫솔은 메로나의 상징인 초록 아이스크림으로 디자인한 칫솔 케이스 안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막대로 디자인한 칫솔을 담아 메로나의 모양을 똑같이 재현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해는 메로나가 가공유인 '메로나 보틀 우유'로도 출시됐다"며 "올해 5월 초에 출시된 이 제품은 메로나의 독특한 사각 모양과 맛을 그대로 구현해 초기에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편의점 전 채널에 입점돼 있다"며 "취급 점포는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서 주목받는 '메로나' 북미 지역서 '인기'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메로나'는 현재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2008년 잠시 경영에서 손을 뗐다가 2014년쯤 다시 복귀하면서 '해외사업 확대'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후 해외 매출이 급속도로 늘었다. 실제로 '메로나'는 해외 시장에서만 2008년 35억 원, 2010년 50억 원, 2013년 100억 원, 2017년 130억 원 등 매년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빙그레는 메로나의 세계화를 위해 멜론 맛 외에 딸기, 바나나, 망고 등 다양한 맛을 개발,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메로나의 독특한 식감과 부드럽고 풍부한 맛에 매료된 해외 여행객들의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다양한 국가로 수출이 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특히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메로나가 등재되고 페이스북과 블로거를 통해 메로나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며 "현재 북미지역에서 메로나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메로나가 처음 미국에 선을 보인 것은 1995년 하와이에 수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초기에는 한국교민을 상대로 판매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지 시장에서도 판매가 증가하면서 현재 하와이 지역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의 아이스크림 바 종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시장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빙그레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로는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는 그 동안 국내에서 생산한 아이스크림을 수출해 왔지만, 작년 7월부터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밸뷰에 있는 '루체른 푸드(Lucern Foods)'사와 OEM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메로나를 현지 생산하는 미국 파트너사인 루체른 푸드는 세이프웨이(Safeway) 등 2천200여개 슈퍼마켓을 소유한 앨버트슨 컴퍼니(Albertsons Company Inc.)의 계열사로, PB 제품생산 및 OEM 특화 공장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각종 품질 인증을 바탕으로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인근에 있는 우유 공장에서 공급되는 신선하고 질 좋은 원료를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생산한다.

빙그레 관계자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70%를 '메로나'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미국에서 연간 1천300만개 이상의 메로나를 판매하고 있고, 교민과 중국 마켓 내 판매를 기반으로 현지인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시 26주년을 맞은 메로나는 여러 이색제품과 컬래버레이션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에서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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