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코스피로 떠난 셀트리온이나 카카오 등과 같은 우량주가 코스닥시장에 남았다면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종목을 코스닥에 머물게 하려면 기관투자자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코스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이전상장한 93개 기업 가운데 최소 2년 동안 코스닥시장에 머문 후 이전한 4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전 상장하지 않았다면 현재 코스닥지수는 1161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 지수 대비 33%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지수의 부진에는 코스닥 대형 우량주의 이전상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추정할 수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평판이 유발한 이전상장이 지수 침체로 이어지고, 지수 침체가 다시 시장의 평판을 훼손하는 악순환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떠난 기업들로 인해 코스닥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피시장에서 이들 종목은 훨훨 날았다. 이전상장 계획 공시 2년 전부터 이전상장 2년 후까지 주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이들 종목은 코스닥지수 대비 111%, 코스피지수 대비 52%의 초과 수익을 냈다.
높은 수익률 뿐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가수익률 변동성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의 분석보고서도 많이 나오면서 정보 접근성도 좋아졌다.
그는 "이전상장기업이 코스닥에 머물렀을 때 동일한 주가 상승 추세를 보였을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가 상승이 코스피 이전상장에서 비롯됐다면 두 시장 간의 차별적 요인이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코스닥시장이 먼저 경쟁력을 갖춰야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상장사의 비용과 편익 측면에서 유리한 점을 만들어 시장에 머물게 한다. 반면 캐나다 TSXV는 상위시장으로 이전상장을 권장하는 하위시장의 역할에 집중한다.
코스닥시장도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어느 경우든 코스닥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기업의 발굴, 분석, 평가로 정보비대칭을 줄이는 주체는 기관투자자"라며 "이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시장이라는 평판을 벗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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