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세 불리기에 나섰다.
국내외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거나 서비스간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온라인 음원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플랫폼 특성상 포털 사이트, 메신저처럼 음원 서비스도 적자 생존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서비스업체들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9월1일 멜론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카카오M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카카오M(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천700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는 카카오M의 영상, 음악 콘텐츠 제작 부문은 합병 후 별도로 분사시킬 계획이다. 카카오가 직접적으로 합치는 사업 부문은 '멜론'인 셈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톡에서 음악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카카오멜론 기능을 도입했고, 인공지능(AI)으로 멜론의 데이터베이스를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탑재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멜론이 지금보다 시너지를 내려면 자회사보다는 한 회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M은 자회사로 카카오 연결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합병이 재무적 측면에서 새로운 기대가 커지는 이벤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양사가 별도 법인으로 있으면서 불편했던 서비스가 기존보다 통합적으로 기획·운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향후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은 새로운 기기의 시장 확대와 함께 판도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카카오와 카카오M의 긴밀한 협력이 미래 성과창출에 있어 가장 중요해질 수 있으면, 이번 합병의 목적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LG유플러스가 각각 1· 2대 주주로 있는 지니뮤직도 CJ디지털뮤직(엠넷)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가입자 기반 확대로 멜론을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멜론의 유료 가입자는 현재 약 4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음원 시장의 50%가 넘는 수준. 또 지니뮤직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CJ디지털뮤직과 연합하게 되면 30%가까이 늘릴 수 있다.
'벅스'를 서비스하는 NHN벅스도 매각을 위해 국내 이통사 등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음원 서비스 업체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음원 스트리밍 업체 타이달은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에 2억달러(약 2천억원)를 받고 지분 33%를 넘겼다.
타이달은 미국 힙합거물 제이지가 지난 2015년 인수한 기업이다. 타이달은 제이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타들의 독점 음원,영상 콘텐츠를 스프린트 가입자에게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자회사 텐센트뮤직은 미국 최대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지난해 주식을 교환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약 10%씩 지분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포티파이와 텐센트는 이같은 연합전선을 구축해 각각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각국 음악 저작권 협상 등에서도 힘을 합칠 수 있다.
◆돈 버는 스트리밍 놓고 혈투
음원 특히 스트리밍은 월정액 기반으로 돈 받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앱 분석업체 앱애니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음원 스트리밍 앱 매출이 구글 플레이(음악 및 오디오 카테고리)의 경우 전년 대비 120%, 애플 앱스토어(음악 카테고리)는 45%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앱애니는 "음악 관련 앱 중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앱 경제에 많은 부분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음원 업계는 앞으로 스트리밍 시장이 규모의 경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가 확대돼야 다양한 서비스도 확대되고 콘텐츠 수급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생긴다"며 "음원 업체들의 M&A등 사업 재편이 앞으로 더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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