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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잇따른 낙마에 좌표 잃은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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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 작은 2금융권 혼란…"어느 장단에 맞추리오"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한 달 사이 두 명의 수장이 낙마한 금융권은 혼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썰물처럼 밀려왔던 규제에 우왕좌왕했던 2금융권은 이제 진두지휘 자체가 사라지면서 좌표를 잃었다.

17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김 원장의 사임 건을 결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금융감독원장 자리는 또 다시 공석이 됐다.

금감원은 혼란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사임한 지 한 달 만에 새 금감원장도 경질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결론이 나 당황스럽지만, 현업 부서에서는 결정된 직무들을 침착하게 수행해나가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금감원장의 인사에 대해 직원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라면서도 내부의 침체된 분위기를 귀띔했다.

김 전 원장이 부임한 2주 동안 규제의 파고를 맞았던 금융권도 혼란에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의 개혁 방향이 옳고 그름을 떠나 협의와 조율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의지 자체가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꺾이게 돼 안타깝다"며 "이달 초부터 발표된 지침들을 따라야 하는지도 정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후임으로 김 전 원장이 부임하면서 ‘호랑이 가고 라이거 왔다’는 말이 금융권에 돌았는데, 다음 금감원장은 더한 ‘해태’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짙다"고 전했다.

김 전 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결정이 내려진 16일까지 현장 스킨십을 이어갔다. 채용비리와 지배구조 개편, 2금융권 규제 방안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의 사임과 동시에 금융권은 시계제로 형국이다.

특히 선관위 결정 불과 다섯 시간 전 김 전 원장과 상견례를 치렀던 저축은행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 20% 대출금리 상한제'의 폭탄을 맞자마자 금감원장이 사퇴하면서 당장 신규 대출 규모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도 오리무중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간담회를 빌어 업계의 요구사항도 전달했지만 답 없는 메아리가 됐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연 20% 금리 등 강도 높은 압박을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며 "한편으로 업계가 바라는 요구사항들, 예컨대 저축은행을 이용할 때 신용등급이 지나치게 하락하는 점 등을 시정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오던 규제로 겨우 사이클을 돌릴 뿐 새로운 안건들은 갈피를 잡지못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RBC(킥스·K-ICS),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일단 정해진 궤로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나 킥스는 긴 호흡으로 준비해왔기 때문에 금감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며 "다만 새 금감원장이 더 빠른 준비를 지시하는 등 방향 키를 조금이라도 튼다면 엎어지는 보험사도 상당수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전 원장이 카드 수수료 인하에 초점을 맞추면서 카드업계는 대고객 마케팅 비용 등을 재산정하는 중이었다. 밴사와의 수수료 갈등도 점입가경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매번 등장했던 게 카드수수료 인하이지만, 김 전 원장이 더욱 강한 규제를 내밀 것으로 예상하고 대고객 마케팅 비용과 카드 수수료에 따른 손실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며 "김 전 원장의 과거 카드 관련 발의 법안이나 발언들을 분석하자마자 새 감독관을 모실 판"이라고 말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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