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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자구안 합의 시한넘겨…결국 법정관리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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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기한 내 제출 못 해 회생절차 신청예정", 지역사회 충격 '불가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TX조선해양 노사가 채권단의 요구사항인 노사확약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하면서 결국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채권단은 당초 마감시한을 지난 9일 오후 5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했지만 노사는 새벽을 넘겨서까지 노사확약서 제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STX조선은 지난 2007년 6월 법정관리에서 조기졸업한 지 9개월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를 밟게 됐다. 특히 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법정관리를 통해 청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10일 STX조선과 관련 노조의 자구계획 제출 거부에 따라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인 자구계획도 확보할 수 없게 됐다"며 "기한 내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회생절차 신청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산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전날 인건비 절감을 제외한 재료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방안, 수주확대 방안 등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하지만 인적 구조조정이 담긴 인건비 절감방안 노사확약서를 놓고 이날 자정까지 노사는 줄다리기를 펼쳤다.

노사는 당초 확약서 제출시한인 오후 5시를 넘기고 오후 6시쯤부터 막판 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수차례 정회·속개를 거듭해 4시간 끝에 노사는 자정을 넘기고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급휴직과 임금삭감으로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도록 노사가 합의한 것.

하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9일 자정까지 노사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으면서 STX조선의 운명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원은 채권단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으면 3개월가량 법정관리의 합당 여부를 심의한다.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하면 파산절차를, 수용되면 법원이 선임한 법정관리인이 경영을 책임진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의 공중분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수주잔량이 16척으로 내년 3~4분기까지 일감이 남아있다. 하지만 금융권은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게 나온 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에 따라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써 STX조선 노동자의 대량해고 사태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노사 합의 불발을 대비해 창원 진해, 통영, 거제, 고성 등 4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재연장했지만, 지역사회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앞서 노사는 한달간 자구안과 노사확약서를 마련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이미 인력감축을 단행해 2013년 8천600여명이던 직원이 1천400여명으로 줄어든 상황에 추가 감축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를 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채권단이 요구한 고정비 40% 절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 5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STX조선은 2차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으나, 총 144명(희망퇴직 104명·아웃소싱 40명) 신청에 그쳤다.

산업은행은 노사가 합의에 이르도록 설득에 나섰다. 성주영 산업은행 부행장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 STX조선 노사 설득에 가세했다. 하지만 끝내 노사가 제시간안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STX조선은 역사 속에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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