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몇몇 금융지주가 인수 적정선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가 개방된 ING생명 데이터룸을 통해 예비실사를 준비 중인데 이어 KB금융지주에도 기초실사를 진행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자산 규모 31조원으로 업계 6위인 ING생명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리딩금융그룹의 순위가 바뀔 수 있기에 이번 인수 경쟁을 자존심 대결로 묘사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3조원의 인수금액이 보험업계가 처한 현실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 이다. 금융지주가 단순히 비금융 부분의 몸집을 키워 타사와 비교해 순위 우위에 서겠다는 욕구를 반영하기에는 액수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생보업계는 저출산․고령화 등 이른바 뉴-노멀(New-Normal) 시대에 접어든 단계에서 '저성장'을 고민하고 있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 생보가 처한 현실에 대해 "시장포화, 경쟁심화, 성장둔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생명보험 산업의 일상(Normal)이 되어버린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일명 '문제인케어'도 보험 수요를 줄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의 의료비를 정책으로 커버하겠다는 정부 의지는 보장성 강화로 사적보험의 가치를 빼앗아 결국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와 생산 가능인구 감소는 역시 산업 전반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특히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은 건전성은 물론 손익과 영업 등 보험사 경영전반에 걸친 난제로 분류된다. 국제적 감독기준의 강화에 따라 현행 지급여력제도(RBC)가 新지급여력제도(K-ICS)로 대체되는 등 변화의 중심에 놓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MBK파트너스도 네덜란드 ING그룹 본사로 부터 ING생명을 인수할 때 약속한 브랜드명 사용기한도 올해 말에 끝남에 따라 올해 중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도 지난 매각 추진과는 다른 절실함이 묻어 있다고 볼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2104년 인수 당시 지분 전량을 1조8천400억원에 인수했으며, 현재 보유 지분은 59.15%로 시가는 약 2조5천억원 가량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인수전에 성공할 경우 KB금융지주에 빼앗긴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탈환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신한생명과 통합 50조원의 자산규모를 가진 생보업계 4위사로 도약하게 된다. KB금융지주도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더 벌릴 기회이며, ING생명을 합칠 경우 생보 업계 5위로 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성장의 질, 즉 기업 구조와 재무 건전성이 우선시되는 금융환경에서 몸집 불리기 경쟁 보다는 현 단계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합당한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은 설득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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