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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화두 '보안'…양자암호통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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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세상, 보안과 생명 직결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5G는 모든 사물이 연결된다. 연결된 사물이 사람과 연결된다. 휴대폰이 안돼 데이터를 못쓰면 참을 수 있지만 자율주행차라면 생명이 걸린 문제다. 5G 시대 보안이 중요한 이유다."

한명진 SK텔레콤 클로벌얼라이언스 상무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서 기자들과 만나 5G 시대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이 5G의 핵심 인프라 역할로 완벽한 보안을 자랑하는 '양자암호통신'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CEO 그레고아 리보디)를 약 700억원에 인수했다.

한명진 상무는 "그동안 통신사들은 3G까지는 커버리지로, 4G 때는 속도로 많이 싸웠다"며, "5G는 보안을 핵심 화두로, 각 리서치센터에서도 보안 관련 양자암호 트렌드를 거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양자암호통신, 왜 5G 필수인가

양자암호통신이란 송신부와 수신부에서 도청이 불가능한 암호키를 동시에 생성하는 '양자키분배(QKD)', 암호키를 만들기 위해 패턴이 없는 난수를 만드는 '양자난수생성기(QRNG)'등 핵심 기술을 통신망에 적용해 제3자의 정보 탈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암호통신과 양자암호통신의 데이터 전달 과정은 비슷하다. 송신가의 암호화-정보전달-수신자의 복화화라는 동일한 과정으로 이뤄진다. 송신자가 정보를 안전장치와 섞어서 제3자에가 알 수 없는 형태의 암호문을 만들어 전송하면 수신자가 안전장치를 이용해 암호문에서 정보를 복원해내는 과정을 거친다.

차이는 암호키를 분배하는 방식에 있다.

기존 암호키 분배 방식은 송신자가 열쇠를 금고에 넣고 비밀번호로 잠궈 수신자에게 보내고, 수신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밀번호로 금고를 열어 열쇠를 얻게 된다. 수신자는 이 열쇠로 송신자가 보낸 암호문(데이터)를 해독하면 된다.

하지만 이 금고의 비밀번호는 알고리즘으로 이뤄져 있다. 즉 알고리즘 패턴을 풀 수 있는 컴퓨팅 파워가 동반된다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고 금고 속 열쇠도 훔칠 수 있다.

양자암호키 분배 방식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양자를 주고 받으며 같은 암호키를 통시에 생성한다. 송신자와 수신자가 각자 가진 QKD 기기를 통해 양자를 주고 받으며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드는 원리다.

양자는 크게 4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상태값 0과 1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중첩성', 한번 측정되면 0 또는 1로 확정돼 이전 상태를 복제할 수 없는 '비가역성', 상태값 0과 1 모두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불확정성', 거리에 상관없이 두 양자간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얽힘' 등이다.

QKD(양자키분배)는 이러한 특성의 양자암호통신의 핵심 기술이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양 끝단에 설치된 암호키분배 기기를 통해 송신자와 수신자가 같은 암호를 생성해 가지고 있도록 한다.

양자의 특성 중 '중첩성'을 보면 0과 1이 같은 자리에 중첩돼 놓여진다. 즉, 확실하게 이 자리에 있는 숫자가 0인지 1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것. 이 상태에서 누가 해킹을 시도하게 되면 중첩된 숫자가 흔들리게 되고 그 자리에 0과 1중 하나가 확정돼 드러나게 된다.

즉, 알수 없는 상태가 아닌 확정된 상태가 됐다면, 이는 해킹이 시도된 것이기 때문에 그 암호키를 버리고 다른 암호키를 만들게 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유지한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양끝단에서 동시에 암호키를 생성한다는 점 또한 보안성을 높인다.

기존에는 기본바탕인 알고리즘 패턴이 있고, 그 위에서 암호키들이 생성된다.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듯하다. 양자암호키는 그 때만 쓸 수 있는 일회용 수공예 제품을 만드는 것과 흡사하다. 때마다 만들고 없애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는 "기존 암호키분배 방식이 테니스로 공을 주고 받는 것이라 가정한다면, 공 하나하나를 중간에 훔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라며, "양자는 비누방울에 비유할 수 있는데, 꺼내 읽으려 톡하고 건들면 빵하고 터져 키를 가지고 갈 수 없게 한다"고 설명했다.

양자암호통신을 좀 더 멀리서 활용할 수 있도록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기가 QKD를 품고 있다. 양자 신호의 최대 도달거리는 약 80Km다. 도달거리를 넘어서면 신호가 미약해져 암호키 공급이 어렵다. 전용중계기를 곳곳에 설치하면 수천Km 커버리지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체 개발한 전용 중계기를 이용해 지난해 6월 용인-수원 왕복 112Km 구간에서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상용화까지 꽤 멀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시 QKD 및 전용 중계기를 포함시킬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폐막한 MWC2018에서 "5G 시대가 도래하고 모든 것이 통제되고 관제가 된다고 한다면, 망안정성이 엄차나게 중요해진다. 확보되지 않는다면 모든 망사업자가 5G로 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SKT-IDQ 협업의 다음 과제는 '양자센서'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뚝심있게 양자암호통신을 개발해오고 있다. 2013년에는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국산화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세종-대전 간 LTE 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실제로 적용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전무)은 "SK텔레콤은 정말 네트워크를 잘하기 위해 몇년간 이 시장을 봐왔으며, 2018년을 타켓팅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4세대에서 5세대로 넘어가면서 보안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협업뿐만 아니라 IDQ와도 소통을 통해 글로벌 양자암호 얼라이언스를 구축, 또 다른 차원의 네크워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IDQ에 25억원을 투자해 양자난수생성 칩을 공동개발했다.

양자난수생성기(QRNG)는 IDQ가 200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다소 큰 크기의 QRNG는 칩 사이즈로 작아졌다. 0이 될지 1이 될지 알 수 없는 양자의 불확정성을 이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생성해준다.

소형 사이즈이기에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적합하다. SK텔레콤은 올해 2월 K-시티에서 향후 자율주행차 내 적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IDQ와의 협업으로 SK텔레콤이 새롭게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은 양자센서다. 박 전무는 "SK텔레콤은 유스케이스와 비즈니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IDQ는 제2의 퀄컴으로 불릴 수 있을만큼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다"라며, "IDQ는 양자센서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의료분야 등에서 암호레벨을 한단계 더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자센서의 강점은 높은 민감도에 있다. 빛덩어리가 아닌 빛알갱이를 포착할 수 있다. 리보디 CEO는 "양자센서는 60Km 떨어진 곳에서 촛불을 켜면 1초당 1개 포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다"라며, "이정도의 민감도를 가지고 빛 알갱이를 인식, 단일광자레벨에서 센싱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양자센서 분야 핵심 기술은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하는 센싱 기술, 양자 신호의 세기와 빈도를 측정해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계측 기술로 구분된다.

IDQ는 지난 2002년 단일 광자 검출기를 상용화 했고, 현재 파장이 다른 적외선과 가시광선의 단일 광자를 검출하는 솔루션을 보유 중이다. 양자 신호의 측정 시간을 분석하는 계측기도 자체 개발했다.

양자센서 기술은 자율주행의 라이다, 바이오 분야의 정밀의료, 반도체, 위성, 광시간영역반사측정법(OTDR) 등 첨단 ICT 분야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한다. 주변 사물에 쏘고 반사돼 센서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한다. 하지만 레이저 신호가 세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자센서를 이용하는 빛알갱이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신호가 세지 않아도 충분히 측정이 가능하다. 정밀도도 올라간다.

한편, SK텔레콤은 양자기술을 통해 B2G 영역을 먼저 진입할 계획이다. B2B와 B2C분야로 확장해 타사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박 전무는 "한국이 통신과 보안에서 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네바(스위스)=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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