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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따기 바쁜 특급호텔, 위생 불량 지적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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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사 앞두고 청소 문제 지적받자 대책 마련 분주…성급 심사 문제 지적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특급호텔 위생 상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성(星)급 재심사를 앞둔 호텔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문제의 호텔들은 최고 등급인 5성을 받기 위해 최근 호텔 개보수 공사 작업에 나서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일부 호텔들의 객실 청소와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성급 재심사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 일부 호텔들이 변기를 닦던 수세미로 물컵과 세면대를 닦고, 투숙용 수건으로 욕실을 청소하는 등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뭇매를 맞고 있다. 이 호텔들의 숙박비는 1인당 최소 20만원대로, '특급호텔'로 불리지만 청소 상태는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들이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각 호텔들이 청소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했지만 자녀 학자금 지원 등 각종 복지 혜택이 이들에게 몰려 비용 부담이 커지자 10여년 전부터 점차 청소 용역업체를 쓰는 곳이 늘어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 계열뿐만 아니라 외국계 체인 호텔들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다수 호텔들은 청소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지시나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호텔에서 직접 업무를 지시하거나 교육을 하게 되면 불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파리바게뜨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또 청소 용역업체 역시 한 곳과 계약을 맺지 않고 여러 호텔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데다 인력 확보도 쉽지 않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매체에서 3개 호텔의 위생 상태에 대해 지적했지만 사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대부분 호텔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호텔마다 청소 매뉴얼은 있지만 한 객실당 한 명의 청소용역 근로자가 투입되는 만큼 개별로 청소 상태를 점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호텔의 위생 불량 상태로 여론의 불만이 커지자 호텔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특급호텔 5개와 다수의 계열 호텔을 가지고 있는 A호텔은 객실 청소를 분업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곳은 침실, 욕실, 식기 등 청소 분야를 세분화 해 2~3명이 한 팀을 이뤄 객실을 청소토록 하고, 식기세척기와 수건, 수세미 등 청소 관련 물품도 더 구매할 계획이다. 또 청소 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용역업체와 협의를 통해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A호텔은 청소 문제가 발생했지만 객실 담당 임원 등이 공석으로 책임을 질 마땅한 사람이 없다"며 "다른 호텔이 5성 재심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 이 같은 일이 벌어져 걱정이 많은 듯 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국내 대기업 계열의 한 호텔도 객실 청소와 관련해 개선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은 문제로 지적된 물컵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회수해 살균 처리 후 재배치 했고, 추가로 물품을 더 구매했다. 또 총지배인부터 객실 관리자까지 청소 관리와 관련해 업무지시가 내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호텔의 청소 불량 상태가 공개된 후 설마했던 소비자들이 국내 호텔 역시 위생상태가 좋지 않자 충격을 받은 듯 하다"며 "각 호텔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청소업무를 외주로 주면서 청소 노동자들은 적은 월급에 업무 과중으로 힘겨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성급 심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2014년 관광진흥법이 개정된 후 2015년 1월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 등급(Star Rating) 체계로 바꿨지만, 심사 시 시설·규모 등 외형에만 치중해 위생 상태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가 등급 심사 시 위생, 청결상태에 대해 점검하지만 불시에 찾아와 식기 세척, 객실 정리 정돈, 이물질 여부 등 객실 상태만 체크하고 돌아갈 때가 많다"며 "청소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심사를 하는 지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국내 호텔에 도입된 성급제는 인증 기간이 3년으로, 도입 첫 해에 성급을 받은 호텔은 올해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별 등급은 1성부터 5성까지로, 높을수록 서비스와 시설이 보증되는 만큼 외국인들에게는 호텔을 선택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 1~5성 별등급을 받은 호텔은 325개로, 올 하반기에는 기존 무궁화 대신 별 등급을 받은 호텔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5성급 중 올해 재심사 대상에 속한 호텔은 롯데호텔서울과 서울 신라호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 SK네트웍스 워커힐호텔, 메이필드호텔, 신세계 지분이 60%인 JW 메리어트 서울 등이다. 롯데호텔서울과 JW메리어트 서울은 성급 재심사를 위해 현재 전면 개보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급 심사는 다섯 등급에 따라 별개의 평가표로 채점되는 만큼 무궁화 등급에서 특1급호텔이라도 5성을 받지 못하고 4성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호텔업계 공급과잉이 심해져 별 등급 경쟁이 더 치열진 상태에서 이번 객실 위생 문제가 재심사 시 어떤 변수가 될지 알 수 없어 해당 호텔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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