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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뒤쳐지면 끝"…은행 '핑거뱅킹'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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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ICT㊤]디지털금융 도입 잰걸음…"기술변화의 등에 올라타야 생존"

[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변화가 숨가쁘게 진행되며 인류는 새로운 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다. 빠르고 획기적인 기술변화로 경제, 산업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금융도 마찬가지. ICT에 뒤쳐지면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다. 시중은행들은 금융의 미래가 ICT에 있다고 보고 체질개선에 필사적이다. 아이뉴스24는 4차산업혁명 소용돌이에 휩싸인 금융권의 기회와 도전을 '금융의 미래 ICT' 시리즈로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18년 은행권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금융이다. 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디지털금융 영토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은행 창구서 고객과 대면하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의성, 정확성을 가진 비대면금융은 ICT기술을 접목해 한층 젊어졌다.

2014년 10월 이후 불어닥친 핀테크 열풍은 모바일 스마트폰 기기와 결합돼 혁신을 가져왔다. 핀테크 기술기업이 금융시장으로 진출하고, 시중은행 역시 ICT기술을 적용한 금융어플리케이션(앱)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간편결제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은 비대면 거래에 필요한 인증·전자서명이라는 과정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은행문을 열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AI가 입혀진 채 인간 고유 직무범위에 참여하는 '핑거 뱅킹' 시대를 열었다.

◇24시간 만나는 은행원 '챗봇'…당신의 취향과 관심사에 답하다

특히 금융업계의 '챗봇' 도입은 고객센터 중심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와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편의성을 불렀다. 또 금융소비자 역시 대기시간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있게 됐다.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등 AI기술이 탑재한 금융 챗봇과 메신저는 사용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대응하는 기술을 지녔다.

우리은행은 빅테이터와 인공지능전담팀을 지난해 4월 신설하고 AI를 접목한 금융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위비톡은 금융권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로 펑메시지, 메시지 회수 등 기존의 시중 메신저에는 없는 기능을 갖췄다. 또 5초 만에 송금이 가능한 '톡톡보내기', 회비관리 도구 '더치페이'와 같은 금융특화 기능을 탑재했으며, 톡톡매거진·맛집·주택청약정보·운세 등 20여종의 생활정보를 제공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메신저창 채팅이나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은행거래가 가능한 대화형 뱅킹 어플리케이션 '리브똑똑(Liiv TalkTalk)'을 정식 오픈했다. 리브 똑똑은 인터넷뱅킹, 스타뱅킹, 리브, 마이머니, 부동산, 스타알림 등 기존 앱과 하나로 이어질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머신러닝 활용 텍스트 기반 챗봇 시스템 사업 발주를 내고 시스템 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카카오톡을 통해 상품과 이벤트 소식, 주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시나리오형 챗봇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대출에 필요한 서류는?', '대출이자는 언제 납부하나요?' 등 질문을 입력하면 해결책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금융봇은 공과금 납부일, 자동이체 결제 내역, 재무상담, 상품추천 외 주변 식당이나 쿠폰도 안내하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뱅크 역시 현재 상담내용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이를 AI 연계 상담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AI 기능을 갖춘 챗봇은 대화를 통해 학습량이 쌓이면 쌓일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KT인공지능스피커 '기가지니'에 탑재돼 우리은행은 계좌조회서비스를, 케이뱅크는 퀵송금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AI와 빅데이터가 당신의 자산을 키운다

챗봇 외 투자, 외환 영역으로 디지털 바람은 옮겨가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하이 로보(HAI Robo)'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고객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며, 가입 후 24시간 제공되는 'My 자산진단' 보고서와 펀드몰 등 다양한 편의 기능도 갖췄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t)와 자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가 포트폴리오 조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올해 1분기 중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 ‘하이 로보 시즌2'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또 KEB하나은행은 네이버와 공동으로 이미지 검색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금융서비스를 1분기 내 제공할 예정이다. 외국 실물화폐를 '스마트렌즈'로 촬영하면 발행 국가 및 권종 조회, 환율 및 환전 정보 조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상공인 맞춤형 AI 경영컨설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구·업종 분포, 판매·재고량 등 시장환경 및 경영현황 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소상공인에게 컨설팅 결과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브랜드인 '우리 로보-알파'는 지난해 3월 체험버전 출시 후 금융위원회에서 실시한 테스트베드 기간 중 연환산 4.52%의 누적 평균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난 5월 정식 출시됐다. 빅데이터화된 고객의 정보와 투자 성향을 분석해 고객별 맞춤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위비톡이나 SMS를 통해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이외에도 '으뜸 펀드 마켓' 등 고객 스스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이 탑재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이 구축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AI와 빅데이터 물결 속 '따뜻한 금융' 가능할까

디지털금융 전환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을 걱정하고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은행권이 과연 디지털금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인가는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영업 방식으로도 최대 실적을 가져온 은행권이 과연 이러한 변화를 반기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KIE) 선임연구위원은 "보수적인 금융업권의 특성과 규제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은행의 변화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면서 "지급·결제·보안 등 장점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그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는 점이 변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한 요소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 전환을 위한 비용투입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있으며 고용문제, 대면서비스의 이로운 점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존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많은 수익을 창출해 왔다는 점이 그 절실함에서 멀어지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금융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다수의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명분이 뚜렷한 만큼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금융권은 세계적인 추세에 보조를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술의 등에 올라타야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디지털금융의 확산은 줄어든 관리비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질 향상에 나선다는 장점을 지녔으나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AI의출현으로 연간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나 동시에 700만개 일자리를 사라져 결국 500만명이 실직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들어 금융당국이 '포용적 금융', '따뜻한 금융'을 주창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역으로 은행권을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 속으로 내몰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 역을 로보어드바이저로 대체하고, 디지털 거래 활성화로 대면 거래 인력이 AI가 대신하고, 로봇 행원이 창구업무를 보는 변화는 멀지 않은 미래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 3대 은행의 경우, AI와 로봇을 도입해 향후 10년 간 3만 2천500명의 직원을 줄일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금융거래를 차단하고, 고객 신용을 평가하고, 자산관리를 통해 뛰어난 수익성을 제공하는 기능까지 지닌 AI 도입은 이미 거스를수 없는 추세이나 포용적 금용, 따뜻한 금융 관점에서 이를 은행 스스로 제어하는 밸런스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혁신금융으로 나아가는 방향 역시 은행의 자율적 판단에 근거한다는 시각이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수신제도부 부장은 "PC뱅킹 등장 이후 인구 감소율이 높은 지방권 은행 점포가 감소할 것이라는 염려도 있었지만 실제는 수도권 감소만 있을 뿐 우려하던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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