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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 신드롬, 벤치다운 업계 '리오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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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딩 열풍, 작년보다 뜨겁다…실용성 높인 벤치다운 줄줄이 완판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평창 롱패딩 언제 들어오나요?"

지난 19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에는 '평창 롱패딩' 재입고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평창 롱 패딩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롯데백화점과 신선통상이 한정수량(3만장)으로 제작한 '구스롱다운점퍼'다.

스토어 관계자는 "오늘만 50~60명이 롱패딩 입고시점을 물어봤다"며 "본점에는 재입고 계획이 없어 모두들 아쉬워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50대 주부 권모 씨 역시 "갑작스런 추위에 딸의 겨울 코트를 찾다가 저렴한 평창 롱패딩을 알게 됐다"며 "대기표라도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추가 입고 계획이 없다고 해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폴리에스터 겉감에 거위 털 충전재(솜털80%·깃털20%)로 이뤄진 이번 제품은 경쟁사의 거위 털 패딩 대비 절반 수준인 14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통상 오리털보다 거위털 제품이 비싸고 솜털 비율이 깃털보다 높을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합리적인 가격이 판매되는 셈이다.

실제 평창 롱패딩은 '가성비 높은 10만원대 구스다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2만3천장이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2차 물량이 풀린 18일에는 새벽 4시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앞이 평창 롱패딩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준비된 7천장은 개점 1시간 만에 모두 동났으며 시민들 간 다툼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당초 롯데는 평창 롱패딩의 마지막 물량인 7천장을 오는 22일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입고 시기 연기를 검토 중이다. 이같은 품귀현상에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는 판매가 대비 30~40% 비싼 20만원 안팎에 거래되거나 구매대기표를 판매하는 게시물까지 등장하고 있다.

◆"열풍 넘어 신드롬 수준"…고가에도 줄줄이 리오더

평창 롱패딩 열풍은 '벤치다운' 신드롬에 불을 댕겼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벤치다운은 주로 운동선수나 감독·코치 등이 경기 중 벤치에 앉아있을 때 착용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보온성을 높인 벤치다운이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웨어·아웃도어업계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아웃도어업계 내 최장 길이인 네파 '사이폰 벤치다운'은 출시 후 누적 판매율이 80%(입고 기준)에 달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블랙야크의 '야크벤치다운재킷'과 '롯지벤치패딩재킷'은 이미 70%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일부 인기 색상은 이미 90% 이상이 판매돼 2차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벤치다운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일 매출을 2주 연속 갈아치웠다. 지난 5일 44억원의 일 매출을 기록한 후 일주일 만인 12일 56억원어치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덕분에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데 이어 이달에도 20% 상승률을 기록, 11월에만 매출액 6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흥행하고 있는 '레스터' 벤치파카 덕분"이라며 "레스터는 올 시즌 약 7천600만장 이상 판매됐으며 본격적인 겨울시즌에 들어서면서 주문량이 계속 증가해 현재 예약 판매만 7천800여장에 달한다"고 말했다. 4차 리오더를 진행 중인 레스터는 순차적으로 총 21만장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벤치다운이 인기를 얻었으나 올해는 가히 신드롬 수준이라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지난 10월 다운·패딩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가운데, 롱패딩은 매출이 59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전체 패딩 상품 중 롱패딩 판매 비중은 6%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한 달 빠른 10월부터 비중(12%)이 2배 뛰었다.

에누리 가격비교 담당자는 "예년보다 이른 추위에 겨울 패딩류 상품 출시가 앞당겨지면서 매출도 10월부터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10만원~20만원 대의 다양한 가격대의 패딩도 출시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많은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캐주얼한 디자인의 벤치다운이 늘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기존에는 스포츠 선수들이 즐겨 입는 제품이었던 만큼 스포티한 디자인이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출퇴근 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련된 핏의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특히 여심을 끌만한 풍성한 퍼(Fur)와 다채로운 컬러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재화 밀레 브랜드사업본부 전무는 "이번 시즌엔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운 라이프스타일 벤치파카 출시가 두드러진다"며 "특히 동절기 아우터 구매를 앞두고 일상복과의 범용성을 고려해 코트로 마음을 돌렸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스타일링에 방점을 둔 콘셉트의 화보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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