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공기관에 울트라HD TV 재고를 털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공공기관에 납품된 1만2천242대의 UHD TV 중 9천583대가 정부가 채택한 미국식 표준이 아닌 유럽식 표준을 채택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신 의원은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UHD TV 공공기관 납품 내역'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UHD 방송 표준 기술은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상파 방송사는 유럽식 표준을 적용한 UHD 시험방송을 실시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 미국식 표준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유럽식 UHD TV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이 때문에 기존 유럽식 UHD TV를 산 소비자들은 별도의 셋톱박스를 사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2017년부터는 일반 매장에서는 미국식 UHD TV가 판매되고 있으며, 당연히 미국식 UHD TV 구매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가전업체들은 올해 공공기관에 미국식 표준 UHD TV가 아닌 유럽식 구형 UHD TV를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납품한 7천954대의 UHD TV 중 69.7%가 유럽식이었으며, LG전자는 4천288대 중 94.1%가 유럽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공공기관의 잘못된 구매로 인해 지상파 UHD TV를 시청하려면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하는 등 국민 세금이 이중으로 들어가게 됐다는 얘기다.
신경민 의원은 "회수된 줄 알았던 유럽식 UHD TV가 공공기관에 버젓이 납품됐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재고 털어내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신 의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식 UHD TV 구매자에 대한 피해보상과 더불어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기관에 제대로 된 표준제품 구매 안내를 안 한 것도 심각한 문제이며, 정부 및 공공기관에 UHD TV 구매 관련 안내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