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메카닉과 미소녀는 게임 플랫폼을 막론하고 검증된 흥행 조합이다. 아리따운 2D 미소녀가 멋들어진 로봇이나 우주 함선에 올라 적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은 분명 여타 판타지류 게임이 줄 수 없는 재미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의 미소녀 게임이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 업체 미호요가 개발하고 '소녀전선'으로 유명한 X.D글로벌(옛 룽청)이 서비스를 맡은 '붕괴3rd'다. 지난 17일 출시된 이 게임은 곧바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며 미소녀 게임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붕괴3rd'의 세계관은 일단 디스토피아적이다. 설정상 게임의 배경이 되는 '창공시'에서 3년 전 3차 붕괴가 재림하고, 곳곳에 출몰하는 괴수들을 해치우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활약하는 소녀들을 그렸기 때문이다. 물론 밝고 화사한 그래픽풍 덕분인지 전혀 암울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이용자는 세상을 지키는 소녀들, 이른바 '발키리'들을 조종해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직접 체험해 본 '붕괴3rd'는 말 그대로 미소녀 게임의 핵심 정수를 꾹꾹 눌러 담았다는 인상을 줬다. 함선을 배경으로 이용자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미소녀와 여기저기 터치할 때마다 나오는 리액션은 자꾸만 눈이 가게 만든다. 여기에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일본어는 그야말로 미소녀 게임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는 느낌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이 게임에는 자동전투 기능이 없다는 점이었다. '붕괴3rd'는 최대 3명의 발키리를 교체해가며 싸우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공격과 회피, 각종 기술을 일일히 직접 눌러줘가며 플레이해야 한다. 그래서 기존의 여타 액션 RPG들과 달리 컨트롤 관련 요소가 한층 디테일한 편이다.
공격을 두 번 연속 누른 뒤 세 번째 공격을 꾹 누르면 보다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기술이 나간다던가, 적의 공격에 맞춰 회피를 구사하면 보다 큰 피해를 되돌려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등 이용자의 컨트롤 능력을 요구하는 요소가 많았다.
덕분에 여타 경쟁작들과 비교해 말 그대로 '게임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반대로 일정 이상의 육성을 마치고 아이템 파밍 단계에 이르러서는 다소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을 것 같았다. 동일한 스테이지를 일일이 손으로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건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아무래도 어려울 일이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각종 애니메이션풍 컷신 등은 과거 조악하다고 평가받던 중국 게임 특유의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붕괴3rd'는 작년 10월 처음으로 중국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최신 국내 게임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나아보이는 게임성을 갖췄다. 최근 미소녀게임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은데, '붕괴3rd'는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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