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 레그테크 산업 육성 적극 지원할 것"

[아이뉴스24 김나리기자] "금융감독원은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금융혁신과 금융안정을 균형감 있게 달성할 수 있도록 레그테크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19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금융연구원의 공동 개최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레그테크(Reg-Tech)란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핀테크 사업 등에 대한 각종 규제 및 법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 신뢰와 준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레크테크를 활용하면 개별 금융회사는 준법감시 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으며, 금융시장 전체적으로는 규제 준수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등의 광범위한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 원장은 "그러나 규제 준수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는 데 미온적일 뿐만 아니라, 레그테크 도입에 대한 공감대조차 아직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우리 금융권의 현실"이라며 "우리 금융은 핀테크 혁신으로 금융의 기술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사이버위협 등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따라서 앞으로는 기존의 사람 의존적인 준법감시 업무에서 탈피해 리스크 측정이나 법규준수 점검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 레그테크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며 "레그테크는 금융회사를 비롯해 금융산업 전체의 법규준수 비용절감에 매우 강력하고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 진출 금융회사는 해당 지역의 규제변화를 자동 추적하는 솔루션을 도입해 저비용으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소규모 핀테크 회사는 고비용의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레그테크 솔루션으로 고객확인이나 필터링 기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금융당국 또한 금융회사 전산원장과의 직접 연결 등을 통해 실시간 관리 감독이 가능할 것"이라며 "레그테크가 단기적으로는 투자비용을 발생시키겠지만 규제 대응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고도화하고 효율성이 높아져 금융회사의 전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은 "레그테크 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레그테크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에 최적화된 우수 솔루션이 개발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태 금융감독원 전자금융팀 팀장은 "금융당국은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등 해외 감독당국의 레그테크 지원 정책 등을 참고하고 국내 금융회사, IT회사, 학계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레그테크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레그테크의 해외 혁신 사례 및 유용성 등을 공유하고, 레그테크의 성공적인 국내 환경 정착을 위한 감독당국·금융회사·IT회사 등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의 발전에 따라 금융서비스가 지능화·자동화 되고, 규제환경 또한 더욱 복잡·다양해지면서 금융회사의 규제 준수 어려움은 크게 증대하고 있다.

최근 소액 해외송금업 등 핀테크 업체의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자금세탁방지 등 법규 준수 능력이 저조해 저비용·고효율의 레그테크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은 준법감시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레그테크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이며,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글로벌 금융기관의 30%가 인공지능 기반의 준법감시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된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해 레그테크 국내 도입에 관한 제약요건들을 검토해 나가며, 레그테크 포럼 소속 전문가와 업계 건의사항, 추진사항 등을 지속 공유하고 해외 감독당국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