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7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차기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어떤 인사가 발탁될 지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였던 정 이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어왔던 만큼, 이번에는 자본시장과 거래소 발전에 적합한 인물이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기 이사장 후보로는 거래소 안팎의 인사가 대거 거론되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 위원장, 최홍식 전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강기원 전 거래소 전 파생상품시장본부장 등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기식·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역임한 내부 인사지만 재정경제부 출신이기도 한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도 후임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미 새로운 이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거래소는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으로, 사외이사 5명은 확정이 된 상태이며 나머지 4명에 대한 추천이 마무리 되는대로 이사장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확실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추석 전까지 이사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무자격자, 부적격자의 낙하산 인사와 보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약함에 따라 차기 거래소 이사장으로 적합한 인물이 발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다만 하마평에 관료 출신, 정치인 출신 등 다양한 인사가 다수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민간 기업인 거래소의 차기 이사장 자리에 또 다시 정부의 '보은 인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정 이사장은 공모 마감을 1시간 남겨놓고 단독 추천된 청와대발 낙하산이었다"고 지적하며 "현 정부는 이번 정 이사장의 조기 사임을 또 다른 낙하산 인사의 기회로 삼으려 하지 말고, 적임자의 임명을 통한 자본시장 투명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 이사장의 조기 사임이 금융권의 고질적 적폐인 낙하산 인사 관행을 청산하는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거래소는 KB증권 등 증권회사와 삼성선물 등 선물회사가 80%대의 다수 지분을 가진 민간기업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3.03%), 한국증권금융(4.12%), 금융투자협회(2.05%)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래소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4.62%다.
거래소는 2009년 '방만 경영'으로 인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나 2015년 해제된 바 있다.
김나리기자 lil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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