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케이뱅크가 1천억원 유상증자로 실탄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맞붙는다.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진출에 앞서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케이뱅크 이사회는 지난 10일 보통주 1천600만주, 전환주 400만주로 총 1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5천원, 2천만주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다.
설립 당시 초기자본금에 대한 각 주주사별 보유 지분율에 따라 신주 배정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지분은 KT가 8%, 그리고 우리은행 10%, 한화생명보험·KG이니시스·GS리테일·다날이 각각 9.4%, NH투자증권이 8.6%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ICT, 다날 등 14개 소액주주의 비중이 총 35.8%다.
증자 결과는 오는 9월27일 납입일 후 최종 확정된다.
다만 1천억원 증자로는 당초 목표했던 증자 수준에 못 미친다. 케이뱅크의 출범 초기 계획에 따르면 2천500억원 규모 증자를 2~3년 내 시행할 계획이었다.
케이뱅크 측은 "예상을 웃도는 경영실적에 따라 증자 일정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며 "올 3분기 내 1천억원 유증을 추진 후 연말이나 내년 초께 1천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가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KT가 중심이 돼 끌어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계획돼 출범했으나, 비금융회사가 은행 지분을 10% 이상(의결권 4%)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산분리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KT의 추가 증자 수단이 막혀 어려운 상황이었다.
케이뱅크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호소해왔지만,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출범 13일 만에 200만계좌를 돌파하는 등 약진을 보이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올 4월 문을 연 케이뱅크보다 한걸음 늦었지만, 오픈 직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계좌수가 200만개를 넘어서는 등 케이뱅크를 추월했다.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계좌수는 40만좌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수신액과 여신액도 각각 9천960억원, 7천700억원으로 케이뱅크 수신액과 여신액 각각 6천500억원, 6천100억원을 뛰어넘었다.
케이뱅크 역시 출범 이후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여신과 수신 규모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무조건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하기에는 제한된 자본금이 한계로 작용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말부터 낮은 금리(2.67%)로 큰 인기를 모은 직장인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유증을 계기로 케이뱅크는 다시 전열을 전비하고 카카오뱅크와의 정면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코드K 정기예금(10회차)'의 금리를 연 2.10%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설정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2.0%)보다 0.1%p 높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케이뱅크 역시 오는 18일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담은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도 출시해 카카오뱅크보다 주담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건당 대출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 것"이라며 "증자 이후 사업적인 판단을 고려해 대출 상품을 정비하고 전략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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