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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비정유 부문 사업 확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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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서 비정유 사업부문 비중 증가세…신사업 개척 나서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정유업계가 정유 부문의 사업부진으로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비정유 부문에서 이를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 동안 가속화되고 있는 정유업계의 비정유 부문으로의 사업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OIL(에쓰오일) 모두 2분기 실적에서 비정유(화학·윤활유) 부문의 실적 비중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 비정유 부문 실적은 5천496억원이었고, 2분기 비정유 부문 실적은 4천539억원이었다.

2분기의 전체적인 실적 부진으로 비정유 부문의 실적 자체는 줄었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2분기에 1조원 넘게 깎인 것을 감안하면 비정유 부문에서는 선방한 셈이다. 그 결과 상반기를 통틀어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었다.

에쓰오일의 경우 1분기 비정유 부문 실적은 2천238억원이었고, 2분기 비정유 부문 실적은 2천22억원이었다. 역시 실적 자체는 줄었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4.8%나 줄어든 것을 보면 마찬가지로 비정유 부문에서 분발한 모습이었다.

정유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손실을 봤지만 비정유 부문이 영업이익을 흑자로 끌어올렸다. 특히 윤활유 부문에서는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은 GS칼텍스는 1분기 비정유 부문 실적이 2천48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높았다. 정유 부문 실적은 다소 감소했지만 비정유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감소세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

GS칼텍스의 경우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경쟁사보다 다소 낮은 35%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의 방향족(벤젠·톨루엔·자일렌 등) 화학제품 생산 능력을 갖추는 등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입지를 갖췄다.

이렇듯 주요 정유업체들의 비정유 부문 실적 비중이 높아진 것은 올해 들어 계속된 석유가격 인하의 영향도 크지만, 근본적으로 정유업체가 정유 부문 이외의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김준 사장이 직접 딥 체인지 2.0을 선언하며 배터리·화학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30%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로 했고, 화학 사업은 고부가 분야인 자동차용, 포장재용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실제로 배터리 사업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서산에 신규 배터리 공장동을 건설 중이고, 지난 3월부터는 여기에 배터리 생산라인 두 개를 추가 증설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확장 준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배터리·화학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기존 B&I사업(Battery & Information/Electronics 소재)에서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을 분리해 CEO 직속 사업 조직으로 두고,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부서 등을 신설키로 했다. 화학 부문도 자동차 사업부, 포장재 사업부로 부서를 구체화해 앞서 언급한 고부가가치 중심 사업구조로 재편한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9월 취임한 오스만 알 감디 대표가 석유화학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알 감디 대표의 기조는 전임 나세르 알 마하셔 대표의 석유화학 분야 사업 확장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지난 2012년부터 5년 연속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정유 부문을 뛰어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5월부터 RUC(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 등 화학제품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된다. 2분기 기준으로 프로젝트 진행률 66.4%를 기록 중이다.

총 4조8천억원을 투자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13%에서 19%로 늘어나고 석유화학 제품 중에서도 올레핀의 생산량이 8%에서 37%로 늘어나게 된다.

GS칼텍스도 비정유 부문 사업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시무식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회사 비전과 연계해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 노력을 지속해 더 큰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위디아(WeDea)팀을 설립하고, 올 1월 경영전략팀을 폐지하고 미래전략팀을 신설하는 등 회사 내부적으로 비정유사업 등 신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들어갔다.

GS칼텍스가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개척 중인 비정유 부문 사업은 바이오부탄올 사업이다. 지난해 9월 전남 여수 제2공장에 약 500억원을 들여 바이오부탄올 생산의 경제성을 검증하는 데모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는데 올해 안으로 완공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폐목재나 폐농작물을 활용해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한다. 코팅제·페인트·접착제·잉크·용제 등의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지난 2007년부터 관련 연구개발에 착수해,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필요한 관련 기술들과 특허를 확보했다고 GS칼텍스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의 비정유 부문으로의 사업 확대 자체는 이미 이뤄지고 있던 기조였다"며 "다만 최근 들어서는 확대하는 사업 분야가 보다 다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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