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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은 옛말"…'위기' 맞은 면세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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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장기화에 자구책 마련 안간힘…"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모든 업체들이 사업권 쟁탈전을 벌였던 면세점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 침체로 성장 정체기를 맞은 유통업계에서 몇 년간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던 면세사업은 관세청의 사업권 남발로 인한 과열 경쟁과 정부의 규제 강화, 중국의 사드까지 삼중고가 겹치며 이제 '위기' 상황에 몰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들은 사드 이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3월 이후 석 달간 약 6천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평년 대비 10~20%, 갤러리아면세점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각각 10~20%, 15% 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사태 이후 3개월 이상 개별 여행객을 제외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0(제로)' 상황이 지속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금지 조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최근 신규 사업자들까지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과열이 있는 데다 특허수수료 인상과 정부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출이 급감하면서 휘청거리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일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제주공항공사에 반납키로 했고 임직원들은 지난 1월부터 연봉 10%를 자진 반납했다. 부장과 차장급 중간관리자들은 지난 2월부터 상여금 규모를 800%에서 700%로 축소했고 백화점 소속 직원들도 일부 급여 자진반납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창립 37년만에 처음으로 팀장급 간부 사원과 임원 40여명의 연봉 10%를 자진 반납키로 결정했다. '새벽 2시 영업'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두타면세점은 영업시간을 밤 11시로 앞당겼고 영업면적 역시 9개층에서 7개층으로 축소했다.

관세청이 지난 2012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확대하는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만들면서 급격히 늘어난 중소·중견 면세점들의 어려움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중견 면세점 수는 30여개로 총 면세점 수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하나투어면세점(SM면세점)의 경우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2개층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곳은 현재 4개 층만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에만 적자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지난 2014년 강원 양양공항에 입점했던 JS면세점은 적자로 임대료를 내지 못해 작년 12월 철수했고, 충북 청주국제공항에 입점한 MTAT면세점 역시 같은달 수익악화로 사업권을 내놨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삼익악기, 시티플러스 등은 올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 보복 등에 따른 매출 타격이 심각해지면서 면세업계에선 우선 공항면세점 등에 대한 임대료 부담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항면세점의 경우 매년 매출의 40% 가량을 임대료로 지불해야 하는 만큼 현 상황에서는 이 마저도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점의 특허권을 이번에 반납한 이유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매월 약 21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로 올해 4~5월 매출액은 평균 17억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70%인 서울 보다 월등히 높은 95%로, 단체 관광객이 빠지면서 매출 타격이 크다"며 "제주 지역 특성상 크루즈 관광객이 많은 만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기 쉽지 않아 새 사업자를 찾을 때 임대료를 50% 가량 깎지 않으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서도 금한령을 굳이 해제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것 같다"며 "국내 면세업계의 중국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높아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사업자들의 특허권 반납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면세업체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특허수수료나 강제휴무 개정안 같은 규제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내국인 면세한도를 현재보다 더 높이고 공기업인 공항공사 역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임대료를 현재보다 낮추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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