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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SK하이닉스·미·일연합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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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주주총회 통해 매각대상자 최종 선정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연합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연합에 참가한 SK하이닉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오는 28일 도시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방침이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번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고 있는 한미일연합으로 가닥을 잡았다.

21일 도시바는 이사회를 마친 후 공식자료를 통해 "일본산업혁신기구, 베인캐피탈, 인본정책투자은행 컨소시엄을 도시바 메모리 주식회사 매각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는 것을 결정했음을 알린다"라며, "각 매수자 후보에게에서 받은 제안에 대해, 도시바 메모리 주식회사의 기업가치, 국외의 기술유출 우려, 국내 고용 확보, 존속의 확실성등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위 컨소시엄 제안이 가장 우위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미일연합은 일본 산업혁신기구뿐만 아니라 일본 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로 이뤄진 다국적 컨소시엄이다. 업계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와 함께 반도체 산업을 잡아두고자 하는 일본의 의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했다. 유력 인수대상자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막판 변수에 따라 미일연합과 한미연합이 통합되면서 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도시바는 지난 2006년 인수한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생한 사업손실 7천126억엔(한화 약 7조1천250억원)을 메우기 위해 지난 1월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반도체 부분을 분사하고 지문 20%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예상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인수자들이 나서지 않자 50% 혹은 100%의 주식을 매각해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시바는 지난 3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선 29일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1차 예비입찰자로 SK하이닉스와 웨스턴디지털(WD) 등 약 10여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그룹, 미국 브로드컴의 경합을 벌였다.

다만, 도시바가 2조엔(한화 약 20조800억원) 이상의 매각금액을 요구하면서 각 업체들의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이 중 홍하이그룹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를 위해 3조엔(한화 약 30조8천억원)까지 지불할 의향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일었다. 브로드컴은 일찍부터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입찰금액이 오르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인수에 먹구름이 끼는가 했으나, 미국 투자펀드나 일본 투자자들과의 공동 입찰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또한 현재 입찰 금액은 큰 의미가 없으며, 본입찰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연합을 꾸렸다. 인수가가 커 단독 인수보다는 재무적 투자자 등 파트너와 함께 한다는 전략을 이어갔다. 베인캐피탈은 지난 1984년 설립된 미국계 사모펀드로 운용자산이 750억달러(한화 약 90조원) 이상을 추정됐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사업에 이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17일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된 수사 마무리를 통해 출국금지 처분이 끝나자마자 첫 출장지로 일본을 선택했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에 힘을 실기 위한 행보다. 차세대 기술 협력과 적극적인 욧카이치 공장 투자, 고용 안정 계획을 제시하면서 함께 협력해나갈 수 있는 이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19일 마감된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2차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당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자간 컨소시엄을 통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2차 입찰예 참여했다"고 밝혔다.

첨예한 경쟁을 벌인 연합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일이 가까워지면서 2강 체제로 압축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도시바는 우선협상자로 미국 브로드컴과 투자펀드 실버레이크 연합을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브로드컴 연합이 2차 예비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중 가장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했다는 게 근거다. 2조2억엔(한화 약 22조6천억원)을 적어 낸 것으로 추측됐다. 지속적 투자를 약속하는 등 유리한 조건을 내세운 것도 통했다.

하지만 또 다른 유력 컨소시엄인 미일 연합이 한미 연합과의 공조를 모색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산업혁신기구를 중심으로 한 미일 연합이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또 다른 투자펀드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베인캐피탈과의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베인캐피탈은 SK하이닉스와 연합을 구축한 곳으로,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일본 정부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업계에서는 도시바는 지난 15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고 했으나 미일연합과 한미연합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공조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21일로 미뤘다고 분석했다.

한미일연합이 극적으로 결성되면서,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로 이 연합을 선택했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178회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종매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변이 없다면, 한미일연합이 최종 선택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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