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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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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3배, 최대 98배…사내하도급이 정규직보다 더 많은 곳도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정부가 지난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하면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과 사용사유 제한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10대 그룹사(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순위 기준)와 그 계열사들 대다수가 사내하도급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포함시킬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아이뉴스24가 고용노동부의 2016년 3월 기준 고용형태 공시자료를 토대로 10대 그룹사와 계열사 중 직원 수(사내하도급 포함)가 1만명 이상인 30곳을 조사한 결과, 사내하도급을 비정규직에 포함할 경우와 포함하지 않을 경우 평균 13배, 최대 98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직접고용 비정규직만 추산하면 1.43%에 불과했지만, 사내하도급을 포함할 경우 21.07%까지 비율이 올랐다. 현대자동차 역시 4.97%에서 17.54%로 늘어났다.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사내하도급을 포함할 경우 SK 2.25%→22.14%, SK하이닉스0.53%→22.14%, 기아자동차 0.91%→12.90%, LG전자 1.69%→10.65%, LG디스플레이 0.10%→9.82%, LG화학 0.88%→16.38%, 포스코 4.08%→53.71%, 현대중공업 7.13%→65.06% 등 상당수 기업들이 5배 이상 급등했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포함할 경우 직원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는 곳도 있었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 수가 더 많다는 것으로, 건설·조선·철강업체들이 많이 포함됐다.

이 같은 업체로는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에스원, 현대건설, SK건설, 롯데건설, 포스코, 포스코건설, GS건설, 한화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있다.

특히 건설업은 일감이 생기면 단기 근로자를 수시로 채용하는 구조가 영향을 미쳤으며, 조선업체도 일감이 몰릴 때와 몰리지 않을 때의 차이가 커서 비정규직·사내하도급 비중이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에는 굉장히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만, 일감이 몰릴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편차가 커서 그 때마다 수시로 직원들을 늘이고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 정책에 따라 일부 기업들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특별협의를 통해 사내하도급 근로자 6천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2015년에 4천명을 고용한 현대차는 지난해와 올해 2천명을 추가로 고용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5천7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올해부터 1천49명을 특별협의를 통해 채용하기로 했으며 현재 이를 이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도 지난 21일 협력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에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직접고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정부 방침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하청 근로자의 직접고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사내하도급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산업이기에,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인력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며 "이들을 정규직화시킨다면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추가적인 지출이 너무 커져서 기업 운영이 비합리적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도 "조선업의 경우 선박의 어느 한 부분을 협력업체에게 일감을 맡기는 식인데 이들이 계약을 통해 일감을 따 가는 구조"라며 "협력사 직원이 정규직 직원보다도 훨씬 많은 숫자인데 이들을 전부 다 전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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