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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단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文 정부에 사태 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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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중 280명만 구제…3·4단계 환자도 피해자 인정해야"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소중한 가족의 죽음만으로도 억울한데 정부는 망자와 피해자들을 단계를 나눠 잔인하게 확인사살하고 있습니다. (1·2단계 피해자와) 똑같이 억울하게 가족들을 떠나보내고도 3·4단계 유족과 피해자들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가습기살균제로 부친을 잃은 김미란씨)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는 가습기살균제 3·4단계 피해자들의 호소문이 울려 퍼졌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실 정책관에게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쓴 편지를 전달하며 ▲국가 책임 인정 ▲재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 ▲재발방지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문재인 대통령 가면을 쓰고 피해자들을 안아주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김미란씨에 따르면, 부친 김명천씨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후 '섬유화를 동반한 간질성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후 폐렴과 천식으로 증세가 심해져 집에서도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다 지난 2015년 10월 7일 숨졌다. 김명천씨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피해신고를 했으나 병원 입원과 건강악화로 피해판정을 받지 못하다가 사망한 뒤에야 '관련성 거의 없음' 단계인 4등급 판정을 받았다.

김미란씨는 "3·4단계 폐섬유화도 1·2단계와 마찬가지로 양쪽 폐가 굳어 사망하는데 단지 급성이 아닌 만성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한 죽음과 증상들을 단계를 나눠 차별하지 않고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 후 간질성 폐질환으로 폐기능의 30%를 상실했다는 김옥분씨도 정부로부터 '관련성 낮음'을 의미하는 3단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가해기업도 정부 기준을 근거로 3·4단계 피해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을 하고 있지 않다"며 "3·4등급 피해자들에게는 합의도 하지 않고 있어 정신적 경제적 이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성질환자 절반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정부 나서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의 환경성질환 피해자는 모두 9천853명으로, 이 중 57%(5천615명)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중 17.48%인 982명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성을 판정 받았으며, 1·2단계로 인정돼 구제받은 피해자는 280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3·4단계의 피해자들도 적극 구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4월 환경부가 3·4단계 환자도 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강찬호 가피모 대표는 "현재 정부는 가해 기업에 대한 구상권을 전제로 피해자를 지원하기 때문에 엄격한 피해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많은 피해자들이 피해자가 아닌 것처럼 전달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야 진상규명 등이 바로잡히는데, 특별법에는 정부의 책임 인정이 빠져 있어서 이 상태로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원하는 건 진정 어린 사과"라며 "문재인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가해기업과 다국적 기업도 우리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고 문제 해결에 나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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