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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늦추려는 文 정부, 관건은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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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환경영향평가" 美 정부 반발 없지만 불만 목소리도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다소 늦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그 결과에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차기 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 제재 등 보복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 정부에서 누락한 환경영향평가 등을 실시할 전망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중이었던 현지시간 1일 기자들과 만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하려면 예상보다 사드 배치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정 실장이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언급하면서 그동안 국방부가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에 실시하기로 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전략 또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약 1년의 소요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기간 동안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면서 사드 누락 진상조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실장은 진상조사가 사드 결정을 되돌리거나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했고, 허버트 맥마스터 美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방한한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의 면담에서 "사드 배치 필요성과는 달리 절차적 문제와 투명성이 결여돼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어 해소해줘야 한다. 환경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국민 요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 전면 배치를 뒤로 미룬 상태에서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국 등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를 중국의 북핵에 대한 지렛대로 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건은 한미 동맹의 훼손 여부다. 지난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X밴드 레이더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이후 실제로 사드 레이더가 작동하는 등 사드 배치는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발사대 4기가 배치되지 않고 국내 미군 부대에 보관 중으로 배치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난 14일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를 시험발사 당시 상주의 사드 레이더도 이를 탐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딕 더빈 민주당 원내총무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에 "한국이 사드를 원치 않으면 (사드 비용) 9억2천300만 달러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정의용 실장의 설명을 받아들여 한미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미국 내 불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사실상 완료된 사드 배치를 뒤로 미룬 채 미국, 중국을 설득하는 전략이 오히려 사드 갈등을 재촉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적 현안인 사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외교관계의 핵심인 한미동맹과 연관돼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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