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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파운드리 강화…"타이밍 일치, 방향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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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부 고객사 확보에 집중, SK하이닉스 내부 효율성 제고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파운드리 사업부 강화를 위한 일보 전진에 나섰다. 책임경영 강화에 따른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하나 사업부 강화에 나선 속내는 각각 다르다. 다만, 향후 펼쳐질 4차 산업혁명과 연관돼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2일 DS부문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에 속했던 파운드리팀을 독립해 사업부로 승격시킨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책임경영을 통한 수익성 및 사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내부역량 집중을 통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사업별 전문성 강화로 고객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책임경영을 통해 각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으로 분리했다"고 말했다.

책임경영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은 같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상황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인 시스템LSI사업부와의 시너지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고객사를 확보하고 수탁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파운드리사업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이 약 41%의 매출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업체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7.9%의 점유율로 4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45억1천800만달러(한화 약 5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약 80% 가량 성장했다. 당분간 반도체 호황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애플과 퀄컴,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의 선택을 받았으나 최근 애플을 대만TSMC에 뺏긴 바 있다. 하지만 미래가 암울하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강화, 경쟁사 대비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메모리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한 곳에서 해결하다보니 고객사에서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사업부 독립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 양산될 7나노 공정과 CIS 등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미세공정 로드맵을 공개했다. 올해 8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내년부터는 EUV 장비를 통해 7나노 공정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ASML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오는 2019년 6나노를, 202년에는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꿔 공정한계를 극복한 4나노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윤종식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에서 반도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광범위한 첨단 공정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파트너로서  고객들과 적극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연치 않게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사정이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지난해 매출 기준 파운드리 사업의 비중은 1%도 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3천917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다.

대신,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읽을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한다는 것은 그만큼 SK하이닉스가 그룹에서의 입지가 보다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파운드리 사업의 효율적인 운영도 중요하겠으나 SK하이닉스의 강점인 메모리 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분사로 추측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대한 비중이 크다. 전체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으로 낸드플래시가 약 25% 안팎으로 추정된다. 사업부별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낸드플래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올해 SK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를 포함해 약 7조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한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전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내부 역량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사업자 소재 M8 공장과 제반 시설을 SK하이닉스로부터 양도받는다. 신설법인의 총 직원수는 약 1천300여명이다. 사무직 300명, 생산직 1천명 수준이다. 이 중 일부는 SK하이닉스에서 파견된 인원으로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다시 복귀 또는 잔류하게 된다.

김경민, 유현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이후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관련 시설투자 및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며, "관련 비용이 비록 크지 않더라도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사업, 특히 낸드 사업에 모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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