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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먹거리 인상은…"물가안정 최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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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공백기 동안 장바구니 물가 들썩…서민 불만 가중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권력 공백기 동안 먹거리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지갑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 특히 라면, 맥주, 빵, 치킨, 햄버거, 탄산음료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들이 대선 전에 잇따라 오르며 가계부담으로 이어지자 소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에게 물가 안정을 이뤄주길 간절히 바라는 눈치다.

10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2% 올라 4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품 등을 포함한 생활물가지수 역시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 3.1%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지난 1월 이후 넉 달째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것"이라며 "가격 인상 분위기가 최근 더 탄력을 받은 탓에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조만간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전 가장 마지막으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곳은 롯데칠성음료로, 지난 8일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를 비롯해 레쓰비, 핫식스 등 일부 제품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평균 7.8%나 올렸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15년 1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 250㎖ 캔 제품은 기존 1천300원에서 1천400원으로, 1.5ℓ 페트는 2천900원에서 3천100원으로 올랐다. 레쓰비도 850원에서 900원, 핫식스는 1천100원에서 1천200원으로 인상됐으며 실론티는 8일부터 10% 오른 1천100원, 솔의눈은 9.1% 인상된 1천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먹거리 가격 인상은 지난해 말 국정혼란을 틈 타 외국계 식음료 업체들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됐다.

지난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는 작년 11월부터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올렸다. 맥주 가격이 인상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후 하이트진로도 같은 해 12월 맥주 출고가격을 평균 6.33% 인상했다.

코카-콜라음료 역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지 1년도 채 안돼 지난해 11월 코카콜라, 환타 등 2개 탄산음료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올렸다. 지난 2015년 1월에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다.

'서민 식품'인 라면도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농심이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하자 삼양식품이 이달 1일부터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4% 올렸다. 오뚜기와 팔도 등은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각 업체가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을 조만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빵'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베이커리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는 작년 12월 4일부터 일부 빵 제품 가격을 2년 10개월여만에 평균 6.6% 인상했다. 다만 뚜레쥬르는 아직까지 가격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부터는 '치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놨다가 농식품부의 반발로 철회했던 업계 1위 BBQ는 이달 1일부터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과 '시크릿양념치킨' 등 10개 품목 가격을 9~12% 인상했다. 또 업계 2위인 교촌치킨도 치킨값 인상 검토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외식 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매드포갈릭, 자연별곡 등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메뉴 가격을 연이어 올렸고 탐앤탐스, 공차코리아 등 커피 전문점들도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햄버거 가격 역시 지난 1월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2월에는 버거킹이 8개 메뉴 가격을 최고 300원 올렸다. 다만 햄버거 업계는 최근 '수제·프리미엄' 열풍에 편승해 고가의 햄버거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과 닭고기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한 판(30알) 값은 지난 1월 9천5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3월 들어 7천200원대로 떨어진 후 다시 이달 4일에 7천820원까지 인상됐다. 동원F&B는 지난 1월 말부터 참치캔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이는 2012년 7월 8.6% 오른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닭고기 가격 역시 최근 1kg당 5천557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기준 구이용 한우 등심 100g 가격은 7천805원으로 평년 수준과 비교했을 때 24.3% 인상됐고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00g에 평년수준 보다 16.5% 높은 2천86원으로 조사됐다.

채소류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배추, 무 가격은 평년대비 각각 13%, 51% 인상됐으며 고등어, 오징어도 평년에 비해 9.9%, 72%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서민들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점차 오르는데 물가지수는 실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빗발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야금야금 올리기 시작해 혼란한 시기를 틈 타 줄줄이 인상행렬에 나서면서 가계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는 "기업들이 인건비, 원가 인상 등을 이유로 매번 인상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하락해도 한 번도 가격 인하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물가 안정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장바구니 물가가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담합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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