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약 대결이 한창인 가운데 미래 먹거리 관련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ICT) 육성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이의 실행 전략에서는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 식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ICT 관련 공약에서는 가계통신비 인하, 이동전화 유통구조 개선법률(단통법) 개정 등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같은 듯 다른 관련 공약을 정리해봤다.
◆4차 산업혁명, 文 '국가주도' vs 安 '시장자율'
두 후보 모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ICT 관련 국가 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 후보가 국가주도의 육성책을 내놨다면, 안 후보는 시장주도의 육성책을 제시했다는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육성책으로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 민관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의 핵심기술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로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른바 21세기형 뉴딜을 통해 스마트하우스, 스마트도로, 스마트도시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시장 자율로 창의적인 4차 산업혁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민관공동 연구 국가기술융합센터'의 설립을 강조해 이와 대조를 보였다.
융합기술 중심의 신산업, 혁신형 투자 등 4차 산업혁명 플랫폼 선도에 주력,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 개발 및 융합생태계 기반 마련을 통한 AI, 가상현실(VR), IoT 등 신성장 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인 것.
또 스마트공장을 보급하고, 확산사업과 연계해 제조로봇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고, 유라시아 물류 허브 중심 기지 구축 및 원전폐로 해체기술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폐로산업 육성 등 전략도 내세웠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19조원으로 조성, 추가 세출을 통해 부족한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가계통신비, 文 '기본료 폐지', 安 '경쟁 활성화'
ICT 관련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양 측 모두 신중론을 펼치고 있지만 민생 공약의 하나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사한 대목. 그러나 이 역시 정책 실현의 방향성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가령 문 후보는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를 통해 통신 대기업의 막대한 수익 낮춰 일반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그 일부는 사회 취약계층에 돌려주겠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기본료가 통신사업자가 통신망을 깔고 통신설비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환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미 LTE 기지국 등 통신망과 관련된 설비투자가 끝난 만큼 기본료 역시 폐지돼야 한다는 것. 다만 현행 요금체계에 2G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본료 개념이 없다는 이유로 이 대신 요금 1만1천원 일괄 인하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달리 안 후보는 망중립성 완화, 제로레이팅 활성화,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및 알뜰폰 육성 등 시장 경쟁 활성화를 통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망중립성은 망을 확보하지 않은 업체들도 평등하게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트래픽 폭주를 이유로 이의 차단이나 속도를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개념이다. 법적 규정은 없으나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터넷 활성화 등의 취지로 망중립성 원칙을 준용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를 완화, 요금에 따라 데이터 속도를 제한하거나(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통신사 제휴를 통해 콘텐츠 업체가 데이터 요금을 부담하는 제로레이팅 요금제를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고 또 통신사업자에는 망(네트워크)에 대한 권리를 인정, 고도화 등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알뜰폰 활성화나 제4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적인 요금 경쟁을 활성화하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투자 등 부가적인 경제효과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서는 오는 9월 일몰되는 전파사용료 면제 기간을 연장하고, 매출의 최대 50%에 달하는 도매대가 인하 등도 공약에 반영했다. 또 제4 이통 선정을 위한 기준 및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국산 장비 구매 등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제4이통은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선정을 추진했으나 신청기업의 재정적 능력 미흡 등으로 아직까지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단통법도 차이…文 '분리 공시' 安 '위약금 상한제'
단통법 개정, 취약계층을 위한 요금 체계 개편,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의 공약도 소비자 권익 확대 측면에서 목표는 비슷하지만 방법은 상이하다.
문 후보는 단통법 개정과 관련 오는 10월 일몰되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앞당겨 폐지, 통신3사가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해 단말기 비용을 낮추는 등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더 높다고 판단, 단말기 지원금 중 제조사가 지원하는 금액과 이통사가 지원하는 금액을 별도 표시하는 이른바 '분리 공시'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가 단말기 가격 거품을 빼겠다는 취지다. 이는 앞서 단통법 도입 때 추진됐지만, 당시 제조사의 반대로 좌절된 제도다.
이와 달리 안철수 후보 측 단통법 개정안 골자는 위약금 상한제다. 소비자가 일정기간 사용키로 약속한 약정 기간 전에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내야하는 위약금에 상한을 적용, 고객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또 선택약정제를 통한 '단말기 완전 자급제', 단말기 공동구매를 장려하는 '소비자협동조합 활성화', 신용카드 제휴를 통해 수수료 면제나 통신사 자체 무이자 할부 활성화 등도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 두 후보는 취약계층을 위한 요금 체계 개편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 할인상품 확대를 장려하고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는 제도와 별도의 무선인터넷 요금제 신설, 한·중·일 무료 로밍 등을 공약으로 앞세웠다.
반면 안 후보는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바우처 제공 및 요금제 기본 데이터 외 추가 데이터 제공 등을 정책으로 제시했다.
다만 공공와이파이 확대는 두 후보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문 후보는 모든 공공시설에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의무화하고, 통신 3사가 와이파이를 공유하는 방안을 내놨다. 안 후보 역시 정부지자체와 민간의 매칭투자를 통해 공공와이파이 존을 5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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